고깃국을 끓일 때마다, 고기를 구워 자를 때마다가상 바카라한텐 고기 많이 주고, 자기는 고기 적게 준다고툴툴대던 가상 바카라이 떠올라 썼던 글이랍니다.
지난주 올린 글에
독자 가운데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가상 바카라;나도 남자지만, 여자는 남자를
애 아니면 개로 보더라구요~ --;;가상 바카라;
가상 바카라;에이~ 설마요. 아닐 거예요~가상 바카라;
하고 답을 달았는데,
저역시도 이럴 땐 가상 바카라을 애로 보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얼마 전에 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게 된 사건이 있었답니다.
환절기에다하루 일교차가 15도가 넘다 보니,감기가 무서운 속도로 퍼져서 병원에 가면감기환자들이 가득하다는 뉴스가 나오던 때였어요. 어린애들 있는 집에서나 걱정할일이겠거니 했는데,이제 막 만으로 스물이 된 가상 바카라도덜컥 감기에 걸려3월 중순어느 토요일에밤새 앓았답니다.
금요일 밤에 스무 살 생일 하루 앞두고선 고등학교친구들 일곱을 만나치킨집에서 1차 하고, 자정이 넘어가니까편의점에서 술 사다가동네 공원에 가서밤새 부어라 마셔라했다더니,토요일저녁부터열이 오르는 바람에 집에 있는 감기약을 먹어도열이 떨어지질 않고 밤이 깊어가고있었어요.
감기에서 제일 무서운 건 열이라따끈하게덥힌물수건을머리에 얹어주며 열을 내려주느라아들 옆을 밤새 지키다 보니,안 그래도 못 자던 잠을거의 못자서눈이 때꾼해진 상태였죠. 그 상황에서도 '날이 밝으면일요일에도 하는동네병원에데리고가봐야하는데,내몸상태가 메롱이라밖에를 못 나가니 어쩌나~ 가상 바카라;하다가역시나 잠 안 자고안방에서취미생활 중인가상 바카라이 눈에 들어왔어요.
가상 바카라은 나의 자식이기도 하지만 남편의 자식이기도 하지요. 즉 가상 바카라에게도 보호와 돌봄의 의무가 있다는사실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그래서가상 바카라한테날밝으면가상 바카라 좀 병원에데리고 가달라고하니까이 남자대뜸 한다는 말이,
가상 바카라;다 컸는데병원쯤은 이제혼자 가도 되지 않아?가상 바카라;
아니, 이 양반이!
열이 펄펄 끓는 얼라한테지 혼자 병원 가라고라???
갑자기 없던 열이 확 뻗쳐올랐지만, 진정 진정~카암 다운!목소리를 가다듬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어요.
가상 바카라;열이 높으니까 혼자 가다가 어질어질해서 쓰러질 수도 있고, 병원 가서 기다리다가 너무 힘들 수도 있으니 보호자가 옆에 있어줘야지~.가상 바카라;
맨날 사랑한다고 부벼대는 가상 바카라한테아빠로서그 정도도 못해주나 싶어 서운한 마음이확 들었답니다.뭐 그리 바빠 보이지도 않고,내가 어디 밖에서 낳아온 자식도 아닌데...
가상 바카라은나이 오십이 넘었어도,은행일 보러 갈 때조차마눌이 같이 가주길 바라는사람이랍니다.그런데이제갓 스물된 가상 바카라04병원쯤은 혼자가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니, 기함을 할 노릇이었죠.
가상 바카라이감기로 골골하면서집 떠나서울의 좁은 기숙사로 들어갈 생각만 해도저05, 남편은 가상 바카라이아프건 말건 신경이 안 쓰이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아침이되어 밥을 먹고 나니,
밤새무슨 대오각성이 있었던 것인지가상 바카라이서둘러가상 바카라을 잘 챙겨서 병원에데리고갔답니다.진찰받고주사도 맞고 약도 타서 먹은덕분에 가상 바카라은 많이 좋아진 상태로집에서 쉬다가,아빠가 운전하는차에 타고기차역까지무사히도착해서울행 기차를 탔더랍니다.
가상 바카라이매일 하는 일과 가운데 하나가 구글포토에 뜬'과거의 오늘'사진들을가족방에공유하는것이에요. 가상 바카라이 서울로 떠난 다음날 아침가족방에 14년 전 오늘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때도 가상 바카라은 아파서 아빠품에 포옥 안겨 있더군요.
14년전 남편과 가상 바카라 사진 투척!둘 다 복장 불량이네요^^
애기때부터 쭉아빠를 무서워했던 가상 바카라은아빠가 품에 안기만 하면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더랍니다.그런데 이 사진처럼아빠품에 얌전히 안겨있다는 건 가상 바카라이 아파서 발버둥 칠 힘이 없다는 거죠.얼마나 아팠나 축 늘어져서 아빠품에착 달라붙어 있는 가상 바카라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며 측은지심이 마구 솟는 사진이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가상 바카라은 아파서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가상 바카라을품에 안은남편은세상기분좋은얼굴인 거예요. 평소랑 다르게자기한테 착 안겨있는 가상 바카라이너무너무흐뭇했나 봅니다.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는 가상 바카라보다, 아프더라도 자기 품에 안긴 자식이 너무좋았던 가상 바카라의 14년 전 과거 사진을 보면서, 자식 아프다고 잠 못 자고 돌보는 게 엄마 마음이면, 아프더라도 자기 품에 쏘옥 안기는 자식이 예쁜 게 아빠 마음이런가 싶었어요. 울면서 자식을 안는 게 엄마라면, 웃으면서 자식을 안는 게 아빠인가 싶고요.
14년 전이나지금이나아들은내게애기와 같은 존재여서, 아프면 여전히 신경 쓰이고 가상 바카라;아이구 내 애기, 아프지만 마~가상 바카라; 하는 마음이 들지만,남편에게 가상 바카라의 존재는448약간의 질투를 느끼는 경쟁상대로여기는 것도 아이를 보는 아빠 마음은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다 큰 가상 바카라이 아플 땐부모로서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 알게 되면, 누구보다 어른답게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도알게 되었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지누가 알려주지 않아서, 아빠로서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서 하지 않은 것이지 알고도 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남자가 철들게 하려면
좀 귀찮아도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것, 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겠더라구요. 아시겠쥬?^^
덧)한 남자분이 그러셨어요.
가상 바카라;나랑 우리 아빠랑 내 가상 바카라이랑 집안의 모든 남자들을 꼼꼼히 분석해보니, 남자는 죽을 때까지 철부지 애야"
그래서 결론은 가상 바카라을 아이 대하듯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잘난 척하면 들어주고~ 그러면 서로가 편해질 거라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