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는 거 진짜 재미있네요

신지에게


내가 어려운 순간에 당신이 늘 있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어려운 순간'을 홀로 마주하게 돼요. 그래도 당신이 곁에 있어주겠다는 말은, 저의 영혼에게 바른 용기를 줘요. 고맙습니다.


"나는 주인공이 약점을 극복하고 가족을 지키며 세계를 구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등신대의 인간만이 사는 구질구질한 세계가 문득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을 그리고 싶다." -これえだひろかず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 말도 위로가 되네요. 어제는 오전에 친구를 만나 마음을 털어놓고 오후엔 집 앞에 있는 헬스장에 갔어요. 한 시간가량 웨이트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 털썩 주저앉았죠. 노란 보조등이 누군가처럼 느껴졌어요. 힘든 몸을 일으키려는데 거울 안으로 낯선 여자가 보였어요. 여자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는데 슬픈 것 같았죠. 눈물을 흘리는 여자를 바라보았어요.


얼마 전에 엄지 손가락에 상처가 났는데 약을 바르지 않고 있었죠. 그냥 두면 나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자꾸 손을 씻게 되니까 물이 닿았어요. 결국 처음보다 더 붉은 상처가 되었어요. 네, 신지. 이건 그냥 엄지손가락의 일이죠. 내가 눈물을 흘린 건 엄지손가락 때문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왜 결혼을 했는데 아이를 안 낳으냐고 물어봐요. 엄마가 왜 시댁을 집에 초대하지 않느냐고 물어봐요. 메이저사이트 one k메이저사이트ws. 메이저사이트 one k메이저사이트ws.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장미가 어떤 힘으로 아이를 낳겠어요. 어떤 힘으로 가면을 쓸 수 있겠어요.


사는 거 진짜 재미있네요. 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매던 엄마에게 제가 위로를 받고 있어요. 엄마는 언제까지나 어쩌면 죽어서도 저를 위로해 줄 것 같아요. 엄마는 아픈 메이저사이트라 항상 행복해야 하는데 제 슬픔의 언덕을 기어코 함께 건너요.


신지. 나는 그저 사랑받고 싶은 여자예요. 나는 작은 다정한 말에 깊이 감사할 줄 아는 메이저사이트에요. 나는. 하지만 그런 사랑과 작고 다정한 말을 받지 못한다면 너무 쉽게 무너지는 메이저사이트었네요. 어린 왕자의 장미꽃처럼 말이에요. 바오밥 나무처럼 저의 일상을 마구 잡아먹어버리는 무례한 상처들을 쳐내는 힘이 부족한 메이저사이트었네요. 신지. 나는 그저 사랑받고 싶은 여자예요. 나는 작은 다정한 말에 깊이 감사할 줄 아는 메이저사이트에요.


해내려고 했어요. 상처를 준 자들을 마주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시작해보려고 했어요. 그들은 전혀 모르겠지만애를 썼어요. 메이저사이트 one k메이저사이트ws. 메이저사이트 one k메이저사이트ws. 사람들이 왜 결혼을 했는데 아이를 안 낳으냐고 물어봐요. 지금이라도 약을 바르면 흉터가 남지 않을까요. 글쎄요.


25년이 되면, 다시 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거울을 보고 웃는. 예쁘다고 생각하며 웃는. 그런 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_

당신의 벗, 갑작


2024.12.23


추신. 곧 크리스마스네요. 당신에겐 특별했으면 좋겠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