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나는 종종 시각에만 온전히 온 신체를 맡길 때가 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또 전공을 계속해 온 탓인지
종종 보이는 것에 온 몸이 사로잡혀버린다.
특히여름날의그림자들을바라볼때그러하고, 어둑한곳에서사물에비치는조명이나초의반사된파라오 슬롯을바라볼때그러하다. 온몸이그저무언가를바라보기위해존재하는것처럼빛을바라볼때나는일종의쾌감을느낀다.
빛의찬란한아른거림, 노란빛이었다가금세푸른빛이었다가하지만그모든게결국흰색빛인것들을지켜보는황홀함.
이렇게글로변환하지않더라도망막에서바로파라오 슬롯으로전달되는메시지들이있단말이다. 한사람이쓰는언어가그사람의파라오 슬롯을만들어가고, 그가하는행동이그의격을만들어가듯이, 나는그사람의감각들이파라오 슬롯만든다고파라오 슬롯한다.
전에‘나는아무것도파라오 슬롯하지않고그저파라오 슬롯을바라보는순간이있다’는말을당시만나던사람에게한적이있었다. 딱한번말해봤고전혀받아들여지지않았기에기억이난다. 해가어스름이져가는카페에작은티라이트가흔들거렸고늦여름이었다. 내가너무사랑하는것들의조합이었고, 그파라오 슬롯이너무아름다워서한이야기였는데상대는비판적이었다. 그럴수는없고파라오 슬롯은무조건언어로치환된다는주장이었다.
“ 진짜야, 한번만나와같이집중해보자”
나는제안했으나그는수용하지않았다. 아니, 시도도하지않았다. 그는점점내세계전체를인정하지않으려했고, 결국떠나갔다.
언어도같은말만쓰다보면그안에갇히고, 그림자도하늘의구름도흔들리는불빛도자주바라보지않으면그아름다움을발견하기어려워진다. 음악도배경으로흘러가게만둔다면그음의높낮이에반응하는나의마음들을느끼기힘들어진다. 말과행동도, 모든감각도부단히노력하는자에게더넓은세계를보여준다.
빛은자세히보려고하지않는자에게는그안에담긴수만가지의색을보이지않는다. 하늘은언제나우리위에있지만고개를올린자만이바라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