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위대함을 느낀다고 글을 쓴 게 한 달전쯤인데, 어제는 제 배에 귀를 대고 태동을 느끼며 기뻐하고 신기해하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바카라은 또 얼마나 멀고 험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느낍니다. 멀게 느껴진다는 말을 하기에는 대상들이 너무 가까이 있지만... 그래도 이 추상적인 느낌은, 묘사하기에 참 멀게 다가오네요.
2.
어제는 직장 동료들과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누군가에 대해 절대로, 무엇이든 넘겨짚지 말자고. 속단하는 버릇을 키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믿어주자고. 그러나 누군가가 나의 진실한 행복에 훼방을 놓으려고 하면 어떻게든 맞서 싸우자고. 그러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존중해야 할 때가 오면 기꺼이 그렇게 하자고.퇴근길에한 이야기였는데, 아이를 속에 품고 있다 보니 가끔은 나쁜 바카라을 하거나 몸이 지칠 때 여간 걱정이 되는 게 아니라서... 참 감사한 일이기도 하지만 참 힘들기도 합니다. 요즘은 참 많은 바카라과... 또 다른 바카라의 침범으로 건망증 비슷한 게 온 것 같아요. 뭔갈 하다가도 피곤해서 눕기 일쑤고, 이제는 진상 아닌 진상들을 보면 화보다는 가엾다는 바카라이 듭니다. 저 사람도 누군가의 자식이잖아? 라거나 처음부터 저랬을까..? 하는 그런 바카라들로요. 얼마나 간사합니까. 입덧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세상을 판단하고 있다니. 껄껄.
3.
더불어지금은아이가좀 커서,내일이면정밀초음파를또 2차로보러갑니다.발로바카라엄마에게자기존재를마구알리려고하는데,그래봤자발도아직제 손마디정도일녀석이참 어찌나...:)일을할 수 있는환경이감사하기도하지만또 버겁기도한 요즘입니다.몸이날로 무거워지니... 그래도 존재가 이렇게나 제 안에서 커질수록 바카라의 무게 또한 안전하게, 또 진실되게 묵직해져가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내일은 표정을 보여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4.
아, 제목에 적어둔 '바카라은 얼마나...' 하는 것에는 오늘 아침에 우연히 끼니를 차리다가 남편이 해 준 말이 생각이 나서요. 연애 때는 얼마나 많은 증명을 거치면서 우리 둘이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 그렇지 않나요? 장카유설이라는 말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예쁜 여자 아이돌 멤버들을 모아놓은 4대 천왕 같은 느낌인데, 그 멤버들이 와도 너를 바카라할 거라는 그런 영양가 없고 믿기도 힘든 말을 하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참 안쓰럽기도 하고... 자긴 진짜라는데... 근데 그렇게 예쁜 여자들을 한 트럭 데려와도 너랑 안 바꾼다는 말은 듣기 좋긴 하던데요? 밖에 내색은 못 했는데 설레서 잠 못 잤어요, 그날. 연애가 다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결혼을 하고 나니 어느 부분은 초연해지고 많은 이해관계를 남편과 다시 쌓아간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일은 절대 내 인생에 없을 거야! 하던 일도 게릴라 콘서트처럼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나니까 참 아무 생각이 없어지기도 하고요. 더더군다나 요즘은 모든 바카라의 줄기, 그 관심이 아기에게 가 있다 보니 이제 연애 때 하던 바카라의 증명 같은 건 참 아름다운 옛날 동화같기도 하고... 그런데 바카라이란 생각해 보면 얼마나 가성비가 제로(위험 발언)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성비가 진짜 별로인 게, 자기 팔 자기가 흔들고, 내 눈 내가 찌르고... 그런 느낌입니다. 근데 존재를 살게 하잖아요? 참 나. 지가 뭔데 날 살게 해? 하면서도 이제 없으면 안 될 것 같고요.
여러분도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분명히 바카라하는데, 표현은 결혼을 하고 나니 훨씬 더 농도가 짙어지고, 가끔은 조선왕조 때 담을 넘었다는 연인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 저런 게 맥시멈의 역사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굳이 사람이라는 대상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들도 될 수 있겠죠? 햇볕이 비치든 비가 오는 날이든... 또 눈이 오는 날의 순간을 바카라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퇴근길도 마찬가지고. 바카라은 그 순간순간 취향과 때와 성향을 따라 모든 모습이 다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