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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심(슬롯사이트 추천心)을 품고 산다

정가: 4만 7천 원, 감정가: 74만 원

펜을 사랑한다. 과거에도 지금도 무구점에 가면 펜 구경만큼은 놓치지 않는다. 수 백 슬롯사이트 추천 펜을 가진 자라 어느 순간부터는 예쁜 펜을 봐도 입맛만 다시중이다만.특히나내가 가진 모든 펜들 중에서 여덟 슬롯사이트 추천 필기구는나의펜 사랑을 대표하고도 남는다.


낡을 대로 낡은 슬롯사이트 추천 두 자루는 상품 표기와 프린팅이 모두 벗겨져 버렸다. 영 볼품없는 외관이지만 그럼에도 함부로 가지고 다니지도 못 할 정도로 아낀다. 여동생과 궁핍한 공시생처지일적에 가볍고 편한 슬롯사이트 추천를 한 자루씩 샀었다. 동네 문구점에서 구매했는데지금은 가게도 모두 사라졌다. 우리가 선택한 건 아주평범한천 원짜리 슬롯사이트 추천였다.구매 조건은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아주 가벼울 것. 이슬롯사이트 추천로 두꺼운 연습장을 가득 채웠고 수 권의 수험서를 방랑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먼저 합격생이 된 여동생은 자신이 쓰던 분홍색 슬롯사이트 추천를 내게 선물로 줬다. "언니. 이거 합격 슬롯사이트 추천다. 언니 가져." 뒤늦게 수험 시장에 뛰어들었던 나는 이 슬롯사이트 추천와 함께 외로운 수험 생활을 보냈다. 훗날 이 합격 슬롯사이트 추천는 나를 공시시험이 아닌 취업의 최종 관문을 뚫게 만들었다. 십 년도 더 된 슬롯사이트 추천 두 자루에는 나의 고달픈 과거사가 빼곡히 담겨 있다. 여전히 '파워 워드'라는 영어 수험서를 들여다볼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내 손에 들리는 건, 물론 합격 슬롯사이트 추천다. 두 자루의 슬롯사이트 추천에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청년들의 꿈이 서려 있다. 녀석들만 손에 쥐면 여전히 공부가 잘 풀린다. 열정도 되살아 나고.


슬롯사이트 추천 이후로 얻은 여섯 자루의 펜이 품은 꿈은 한결같다. 이들 모두는 '작가지망 펜'이다. 멋진 작가가 되라는 응원을 담아 가족들이 선물한 펜 세 자루, 내가 서점에서 샀던 펜 세 자루. 총 여덟 자루의 펜은 특별한 연필꽂이에 따로 분리하여 보관 중이다. 책상에 앉을 때마다 '글 안 쓰냐?'라는 음성이 자동 지원 되는 대단한 펜이다. 펜 뒤통수를 꾹 누르고 텅 빈 백지에 손을 올리면 그새 행복감이 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씨가 더해질수록 기쁨의 양도 커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주 행하며 사는 것. 이 사실만으로도 영감은 가득 차고 나는어떤 글이든 쓸 수 있는 창작자가 된다.


다 해 봐야 오만 원도 되지 않는 필기구의 감정가를 74만 원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해야겠다. 너무 과한가 순간 망설였지만 전혀!

글을 쓰게 만듦과 동시에 추억과 영감까지 덤으로 불러일으키는 요물인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이따금이들중 하나 혹은앞서 소개된보라색도끼빗이보이면 동공에 지진이 발발한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책상 위 수첩에 끼워진 볼펜을 그냥 지나치고 봤던 연필꽂이를 보고 또 보고, 뒤졌던 가방을 뒤지고 또 뒤지고. 그러다가 '아. 뭐야. 여기 있었구나.' 하고 발견할 때면 허무한 한숨과 기쁨의 미소가 만개한다.


특별한 애장품은 주인을 설레게 한다. 세상에 온갖 반짝이고 좋은 것들이 새로 나와도 갈음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닌 나만의 물건들에는 그만한 힘이 있다.

특정 장소로,오래전에품었던 꿈으로, 잊고 싶지 않은 추억으로 나를데려가는타임 슬립 기능이 탑재된 녀석들을 어찌 아끼지 않을 수 있을까.천지에널리고널린볼펜이지만 겸연쩍게의미부여 좀 해 봤다. 비싸지 않아도 큰 가치를 가진 당신만의 애장품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슬롯사이트 추천미세스쏭작가의 소박한 애장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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