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3년 차가 되면 외래슬롯사이트 볼트를 보기 시작한다. 외래 턴은 다른파트보다비교적편하다. 수술방에 들어갈 필요도, 아침 일찍 병동을갈필요도 없다.회진이 시작되는 분주한 병동아침과는 달리외래의 아침은잠잠하다.아침 회진 대신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을 사서 올라가면 그렇게오전이평온할 수 없다. 마치 업무를 시작하는 직장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자연스레 걷는 걸음수도 줄어든다. 직접 슬롯사이트 볼트를찾아가기보다 오시는 슬롯사이트 볼트분께머리 숙여 인사만 하면 된다. 하루 10000보는 기본으로 걸었던 병동턴과 비교하면 에너지 소모적인 측면에서 훨씬더 효율적인 셈이다.
하지만 외래가 마냥 편한 건 아니다. 한 번 슬롯사이트 볼트가 몰리고 분주해지기 시작하면 그 좁은 외래 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한다. 기다리는 슬롯사이트 볼트가 차곡차곡 늘어날 때마다속은 점점 더타들어간다. 과 특성상 외과 외래는 수술 상처를 보러 오는 슬롯사이트 볼트들이많다. 간단한 상처면 꿰매면 그만이지만 상처가 크고 고름이 나오는 슬롯사이트 볼트가 있으면 대형 공사가 시작된다. 다시 상처를 열고, 씻어내고, 배액 튜브를 넣는과정이 수반된다. 이런슬롯사이트 볼트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한 명당20-30분이 훌쩍 넘는다.상처가 안 좋은슬롯사이트 볼트들이 많은 날에는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오전 외래가 끝난다.
외래에서 가장 반가운 슬롯사이트 볼트는 약이나 의료물품을처방받으러 오는 슬롯사이트 볼트들이다.단순 처방만 필요한 경우다.특히 유방암 슬롯사이트 볼트들의 경우 다음 외래보다 호르몬약의 처방 일수가 모자란 경우가 많다. 보험정책상 한 번에 일정 개수 이상의 약을 처방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 약을 타기 위한 외래를 내원해야 한다. 장루 물품도 마찬가지다. 장루주머니나 벨트, 장루 연고 같은 필수품도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야처방을받을 수 있다. 덕분에 장루의 상태를 한 번씩 봐드릴 수는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매번 병원에 오는게여간 힘든일이아니다.
하루는 젊은 여자 슬롯사이트 볼트가 장루 물품을 처방받으러 내원하였다. 간혹 고령 장루슬롯사이트 볼트의 경우 보호자가 대신 내원하는 경우도 있어 이번에도 보호자겠거니 했다. 하지만 나이와 성함을확인하다 보니 40대 여성 슬롯사이트 볼트 본인이었다. 슬롯사이트 볼트는 장루 물품을 처방받아가는 과정이 익숙하다 못해 무료하다는 듯 원하는 물품만간략히말했다. 제품명과 사이즈까지 처방이 필요한 장루 물품은 명확했다."장루는 잘 관리하시냐"라는 질문에 "네"라는 짧은 한 마디 외에는 더는 답하지 않았다. 한 번 확인해 보자는 말을 꺼내기도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 순간 장루라면 진절머리가 난다는느낌이흠씬풍겨졌다.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슬롯사이트 볼트는 다시진료실을 나갔다. 조심히 가시라는 인사는 사치였다.
슬롯사이트 볼트가 나가고 슬롯사이트 볼트의 이전 기록을 다시 열어보았다. 이미 20년째 장루 물품을 받으러 내원한 슬롯사이트 볼트였다. 장루 관리는 잘 되었는지 그간 장루로 인해 문제가 되었던 기록은 없었다. 장루는 말 그대로 장의 인공 샛길이다. 정상인들이 입으로 섭취한 음식의 최종 경로는 항문이지만 일부 슬롯사이트 볼트들의 최종 경로는 좌측 또는 우측배다. 배꼽 옆 10cm 언저리에 인공 항문인 장루가 있다. 소장루는 그나마 냄새라도 덜하지만 대장루는 악취가 상당하다.먹은 음식물들이 배꼽 옆에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온다는사실은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슬롯사이트 볼트들이 장루를 꺼려하는 이유는 말을 안 해도 짐작이가능했다.
외래에 방문했던 40대 젊은 여자 슬롯사이트 볼트는 선천적인 소장 장애로 수술을 한 케이스였다. 20대 대학에 입학할 나이에 더는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져 결국 인공항문을 만든 것이었다. 고령의 암슬롯사이트 볼트들에게는 장루가 희망과도 같다. 종양이나 유착으로 인해 음식을 한 입도 못 대다가 장루 수술 후 드디어 입으로 삼킬 수 있게 된 슬롯사이트 볼트들은 새 사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젊은 여자는 다르다. 한창대학신입생 행사를 가고 연애에 눈을 뜰 시기에 인공항문수술은세상이 무너진듯한 느낌일 수도 있겠다. 세상이 아무리 개방적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장루주머니를 찬 비키니 모델은 보지 못했다.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던 슬롯사이트 볼트의 인상이온전히 이해되었다. 외래 간호기록의 짧은인적 정보에 슬롯사이트 볼트는 여전히 미혼이었다.
벌써 외래 파트가끝난 지 8개월이 넘었다. 날이 더워지고 반팔을 꺼내기 시작하면서 그때의 슬롯사이트 볼트가 다시 떠올랐다. 가끔젊은 슬롯사이트 볼트들에게 예상치못하게찾아오는 질병들이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그동안 스무 번은 지나갔을무더운여름에,얇은 반팔 티셔츠 하나 걸치기가 망설일 만큼 장루가 진절머리 나진 않았을지. 아니면 이런 짐작조차무례할정도로 더는 신경 쓰지 않고 다른 행복을 누리고 있을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