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동쪽으로 쭉 들어가면 ‘슬롯 머신’가 나옵니다. 헌종이 서재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인데요. 궁궐에서 임금이나 세자가 책 읽고, 공부하기 위해 지은 건물치고 주변 풍경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중 슬롯 머신는 건물과 경치의 수려함만으로 다른 곳과 비교해 으뜸 자리를 놓치지 않는 장소죠.
슬롯 머신는 뒤쪽 언덕에 올라간 ‘상량정’과 함께 봤을 때 가장 멋진데요. <궁궐을 걷는 시간을 진행할 때면 이 상량정이 가장 예쁘게 보이는 포인트를 소개해드리죠. 슬롯 머신 서쪽 담장 안쪽과 바깥, 장락문에 들어서기 전 잠시 멈춰 시선을 들어 상량정을 볼 때가 가장 근사합니다. 그러니 서둘러 슬롯 머신로 들어가지 마시고 천천히 슬롯 머신 주위 경관을 감상하시라고 말씀드리고는 합니다. 슬롯 머신 마당에 들어서면 임금이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는데요. 헌종의 서재에도 가을이 오고, 이제 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