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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소설. 뽀득여사의 카지노 입플(7)

제 6화 샐러리 맨의 무언극


‘할머니, 발 밑 좀 보여주세요.’

“왜 그러니, 아가야?”

‘할머니 신발이 살짝 공중에 붕 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

“그게 무슨 엉뚱한 말이니?”

‘할머니가 요새 붕붕 떠 있는 것 같아서요. 이렇게요.’

아가는 짧은 네 다리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춤을 추듯 좌우앞뒤로 몸을 움직이더니 귀여운 몸통을 한 바퀴 빙글 돌렸다.

카지노 입플는 아가의 귀여운 몸짓에 함박웃음을 지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나도 모르게 들떠 있었나’ 싶어진다. 호수공원 피크닉 이후로 카지노 입플는 콧노래가 늘었다. 조금 민망해지려던 찰나. 마침, 파랑 문이 ‘댕그렁’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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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반듯하게 맨 단정한 옷매무새의 젊은 카지노 입플이 네모진 서류 가방을 한 손에 꼭 쥐고는 입가에 미소를 보이며 들어왔다.카지노 입플와 눈이 마주치자 청년은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카지노 입플는 표정이 크고 풍부한 이 말끔한 청년이 들어오자 가게가 두 배로 넓어 보인다고생각했다.


카지노 입플

“전신카지노 입플을 사고 싶어서요.”

“전신카지노 입플은 몇 개 없지만 한 번 둘러보세요. 왼쪽 벽면에 있답니다.”

“네 감사합니다.”


싹싹하게 인사를 하더니 말끔 청년은 가게 왼편에 세워져 있는 몇 개의 전신 카지노 입플 앞에 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양복 재킷을 벗어서 네모진 서류 가방과 함께 내려놓고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풀었다.청년은 전신 카지노 입플 중 가장 큰 카지노 입플 앞에 서더니 허리를 곧게 세우고는 어깨가 부풀어 오르도록 큰 숨을 한번 내쉬었다. 카지노 입플와 아가는 말끔 청년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숨을 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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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끔 청년은 전신 카지노 입플에 불쑥 들어갈 기세로 순간 얼굴을 카지노 입플 앞으로 당기더니 긴 팔을 크게 벌리고는 몸을 ‘ㄱ’ 자로 구부리고는 카지노 입플 속의 자신의 눈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물속에서 천천히 헤엄을 치듯이 부드럽고 천천히 움직이더니 점차 팔의 움직임이 격렬해졌다. 격렬해진 팔 동작에 몸이 흔들릴 지경이었지만 청년은 시종일관 카지노 입플 속의 자신의 눈을 더욱 강렬하게 응시하였다. 마치 두 마리의 독수리가 서로 대적하는 형상이 연상되었다.


팔의 움직임이 얼마나 격렬하였는지 청년의 이마에는 굵은 땀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점차 팔의 움직임이 더뎌지더니 청년은 두 팔을 크로스해서 자신의 몸을 감싸 안고는 그제서야 응시하던 눈길을 카지노 입플로부터 거두어들이고마치 독수리가 머리를 몸통에 파묻듯이 웅크린 채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태아처럼 몸을 둥그렇게 말고는 가만히 있었다. 거칠던 카지노 입플의 숨소리도 점차 잦아들더니 어깨의 미세한 오르내림만이 있었다.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카지노 입플도 아가도 숨죽이며 한참을 기다려주었다. 청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혹시 청년이 그대로 기절했거나 잠들어버린 것은 아닌지 카지노 입플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카지노 입플는 조심스럽게 청년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떼었다. 한 걸음,두 걸음을 옮기려는 차에 카지노 입플 마치 용수철이 튕겨 오르듯이 벌떡 일어섰다.


“에구머니나! 깜짝이야.”

“죄송합니다. 놀라셨지요. 너무 죄송합니다.”

청년은 연거푸 고개를 숙이며 카지노 입플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였다. 얼굴 표정은 다시 가게 문을 들어올 때로 돌아가 있는했다.


“네, 솔직히 좀 놀라고 당황스럽기는 했어요. 좀 진정하려면 차를 마셔야 할 것 같은데 한 잔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혹시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을까요? 땀이 나서요.”


카지노 입플 냉수를 단숨에 들이켜고는 넥타이를 고쳐 매고 양복재킷을 단정히 입었다.맑은 카지노 입플의 얼굴과 풍부하고 순수함이 가득 묻어나는 표정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하기도하고 아직 스케치가 안 들어간 하얀 도화지 같기도 하였다.




“아까 ‘미친놈 하나 들어왔구나’ 싶으셨지요.”

“아니요. 미친놈이 아니라 독수리가 들어왔다 싶었어요. 호호호.”

“오늘은 제 안의 독수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해서요. 언제는표범이, 언제는소나무가, 언제는 바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어해요.”

“그 많은 것들이 어디에 숨어있는데요?”

“여기요. 여기!”

카지노 입플 주먹을 꼭 쥔 손으로 가슴을 쿵쿵 쳤다.


“여기에 수많은 것들이 숨어있어요. 마구마구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지만…. 양복과 넥타이, 서류가방이라는 장막 뒤에서 꿈틀대고 있을 뿐이지요. 그런데 묘하게도 여기에서는, 이 공간에서는 안심이 되었어요. 그래서 가장 성급하고 힘이 센 독수리가 튀어나왔나 봐요.”


“네 정말 강한 독수리의 날갯짓이었어요.”


“정신 나간 놈 같지요? 그래도 저란 놈. 나름 멀쩡해요.150대 1의 경쟁을 뚫고 L대기업에 입사했거든요. 이제 막수습딱지 뗐지만요.대학 동기들은 저보고 ‘부럽다’하고 부모님도 ‘효도’했다 하시고요.”

그러고 보니, 재킷 왼쪽 카라에 L기업의 배지가 눈에 띄었다.

“요즘 워낙 카지노 입플실업이 심하니까. 당연히 부모님이 기쁘고 대견하시겠지요.”

“네. 저도 부모님이 기뻐하셔서 좋아요. 대학 동기 녀석들한테도 어깨가 으쓱해지고요. 그런데 자꾸 이 안의 것들이 마음을 심란하게 해요.”

카지노 입플 생각에 잠기는 듯 잠시 숨을 골랐다.





“저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제 안에 숨 쉬고 있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뛰어나와 신나게 한바탕 놀 수 있는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스크린이나 TV가 아니라 진짜 무대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대학로에서 우연히 ‘에쿠우스’ 연극을 보고 와서사흘동안 잠들지 못했었지요. 심장이 쿵쾅거리고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그날 그 무대의 장면들이 떠오르는 거예요. 저는 그때 알았어요. 제 안의 수많은 캐릭터들이 이미 살고 있었고,긴 잠을 깨고 기지개를 비로소 켰다는 것을요.”


“인생을 살다 보면 그렇게 ‘쿠궁’ 번개가 치듯 내 삶에 번쩍 불이 들어오는 때가 있지요.”

“네. 맞아요. 그 번개 소리에 깨어났고 내 안에서의 다이몬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깨달았어요.”


카지노 입플의 눈빛은 열정과 환희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다 금세 그 빛이 사그라들더니,

“그런데 저는 그때L회사에서합격 통보를 받은 상태였고, 입사를 코 앞에 둔 상황이었어요.”

“현실 앞에서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겠네요.”

“네. 결국 저는 양복을 입고 우리 엄마는 L회사 배지를 제 양복에 직접 달아주시며 꼭 안아주셨어요. ‘자랑스러운 내 아들’이라는 찬사와 함께요. 그리고 부모님의 감개무량한 글썽이는 눈망울을 마주하며 출근배웅을 받았지요.”


“손님에게 맞지 않은 옷을 걸쳤다고 느껴지셨나요? 견디기 힘들 정도로요?”

“아니요. 그건 아니었어요. 음, 뭐랄까.너무 좋아하는 것과, 그냥 괜찮은 것의 차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우리가 만약 여러 가지의 것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음, 그러게요.우리에게는늘 선택의 순간이 오지요.무엇이 정답인지 모르지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하지요. 그런데 그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카지노 입플는카지노 입플의컵에다시차를따라주며빙긋이미소를 보여주었다.


“네. 그래서 저는 지금 그 ‘가장 좋은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부딪혀 보려고 하고 있어요. 온전히 저 자신을 보고 싶어요. 과연 내가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보고 싶어요. 그래서 카지노 입플을 사러 왔었어요. 제 안에서 꿈틀대는 것들이 나오고 싶어할 때 꺼내서 바라보고 싶어서요.”



카지노 입플의 눈빛이 맑게 빛났다.


“손님은 표정과 몸짓에서도 말하는 소리가 들려요. 배터리가 백 프로 꽉 충전된 상태 같아요.”


“하하하, 백 프로 충전된 배터리라! 표현이 정말 맘에 들어요. 저는 요즘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쿵쾅거려요. 잠이 안 올 지경이지요. 그래도 전혀 피곤하지 않아요. 오히려 제 정신은 어느 때 보다도 깨어 있고 맑은 느낌이에요. 가끔 가슴에 손을 얹어보기도 해요. 혹시 제 심장이 두 배로 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요.”

카지노 입플 쿵쾅거리는 심장을 느껴보는 듯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대어 보았다.


"사실은 연극 오디션을 준비중이예요. 물론 아주 작은 역할이지만요. 퇴근하고 새벽까지 연습하고 있는데 신기할 정도로 피곤하지 않더라고요."

“잠을 안 자도 피곤치 않고, 밥을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고, 심장이 기분 좋게 세찬 펌프질을 할 때가 찾아오는 것은 행운이지요.”

카지노 입플는 응원을 가득담은 눈길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행운이겠지요. 그런데 현실 앞에서 그 행운이 혼란과 고민으로 탈바꿈되기도 해요. 그렇지만 저는 행운이라고 믿고 싶어요.”

청년은 간절한 눈빛으로 카지노 입플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지요. 내 안에서 그것이 행운인지 불행인지 혼란인지 환희인지로 정의되는 것은 결국 나의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청년과 카지노 입플 대화는 한동안 이어졌다.조용하고 평온한 카지노 입플 가게가 청년의 열정과 설렘으로 살짝 붕붕 뜨고 살랑살랑 움직이며 공중부양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뽀득여사도 청년의 열정에 전염된 듯 기분 좋게 들뜬 기분이 들었다. 청년이 돌아간 뒤에도 뽀득여사는 한동안 남아있는 가게 안의 설렘으로 발끝이 ‘붕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 저 좀 보세요.’


카지노 입플가 아가를 보고는 그만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가는 위태위태하게 흔들거리며 앞발을 높이 치켜들고,짧고 통통한뒷다리를곧추세우고는 몸통을 좌우로 돌리는 모습이었다.그렇잖아도 늘 촉촉한 납작코가 더욱 축축해질 정도로 아가는 용을 쓰고 있었다.


‘할머니, 제 안의 또 다른 나를 찾고 있어요. 무엇인지알아맞춰보세요.’

“설마, 발레리노는 아닐 거야. 그렇지?”

‘아니기는요. 딱 맞추셨네요. 역시 제 안에는 멋진 발레리노가 있었나 봐요. 이렇게 낯설지 않은 것을 보니!’

“아이고, 아가야! 알았다 알았어. 말 나온 김에 발레복을 입혀주고 싶구나. 호호호. 참말로 잘 어울 릴 거야.”


‘그렇다면 짜잔!’

아가는 짧은 앞다리를 최대한 하늘 높이 치켜올리더니 과감하게 뒷다리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러더니 결국은 그대로 옆으로 ‘쿵’ 넘어지고 말았다.


‘아이고 아파라! 할머니 역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는 것은 쉽지만은 않나 봐요. 꾸이잉.’


“호호호, 그래 아가야. 내 안의 것을 찾으려고 애쓰다가 그렇게 넘어지기도 하고 코가 깨지기도 하고 하지. 그리고 때로는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아닌데 나인 줄 착각하는 수도 있고 말이야.”


‘설마, 저를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니시겠지요?’

아가는 넘어진 김에 그대로 누운 채로 뒹굴뒹굴 몸 놀이를 하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카지노 입플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 아가는 너무 똑똑하단 말이야.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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