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전학교 제자들을 만나고 왔다. 아이들이 3학년 때 만났으니 벌써 3년의 시간이 흐른 셈이다. 한 번 담임의 인연으로 만나서 계속 이어지는 경우는 보통 6학년일 때 그러하다. 그래서 3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고등학생이 되어 완전한 성인의 모습에 가깝게 변신해서 찾아와 나를 놀라게 하곤 한다. 그런데 오늘 만난 아이들은 3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 겨우 6학년이다.
그 해는 참 도전이 되었던 시간들이었다. 전교에 정말 유명한 남자슬롯 머신 프로그램 세 명이 모두 우리 반에 있었는데 정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보통은 분반을 신경 써서 하는데 그전 해가 코로나로 등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존재감이 적어졌던 것이 한 원인이고 또 하나는 막상 마주치기 전에는 절대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부분이 그제야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한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전학을 오면서 변수가 더해졌다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 해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격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평생의 인연이 될 거라고 여겨지는 아이 두 명을 만났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모두 예쁘다. 모두 사랑스럽다. 고유의 빛남이 보이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 그래서 더 귀하다. 그 가운데서 느껴지는 인연들이 있다.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것을 그냥 알게 되는 것이다. 교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글자 그대로 서로 오가는 것이다. 진실된 모습으로 다가와 마음을 전하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
헤어진 후 일 년은 원래 좀 애틋하다. 일 년 슬롯 머신 프로그램 쌓아 올린 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간이 이 년, 삼 년... 이렇게 늘어나면 그 감정은 희석이 되고 처음에는 그토록 애닮던 마음도 역시 희미해진다. 그래서 나도 기다린다. 그리고 3학년의 경우는 사실 기대 자체가 아예 없었다.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만날 초등학교의 담임 선생님들은 최소한 세 분이 더 계신데, 3학년 때 선생님을 두고두고 기억하기엔 너무 오래전 일이다.
그런데 오늘 만난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내가 다른 학교로 옮겨간 뒤에도내게 꾸준히 편지를 전해 왔다. 손으로 써서 다른 선생님께 부탁하기도 하고 우편으로 보내기도 하고 나중에는 카톡으로 보내기도 했다. 작은 답장과 선물에도 너무나 기뻐하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모습과 선생님 보고 싶다는 말에 결국 나는 시간을 내서 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보러 가기로 했다. 방학의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망설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3년 만에 만나는데 어색하면 어쩌지? 그리고 두 아이의 성향을 아는데 서로 절친들은 아니다. 다만 나의 편의를 위해서 두 명이 같이 만나는 것뿐이다.
우리는 요새 핫한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1인 1 아이스크림을 했다. 우리 집 아이들에게도 사 주지 않은 고가의 아이스크림이지만 뭐, 한 번인데 어쩌랴 싶었다. 졸업식 때도 가서 보고 싶었는데 날짜가 우리 학교 아이들 졸업식 바로 전 날이라서 갈 수가 없고, 또 언제 시간을 내서 만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두 아이는 애기애기 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슬롯 머신 프로그램 고민이 많은 사춘기 소녀 시절로 접어들고 있었다. 둘이 관심 분야도 다르고 성향도 달라서 조금 애매하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좋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다음엔 따로따로 봐야겠다. 그래야 아이들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더 깊이 들을 수 있겠다고 여겨졌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조금 더 일찍 세상과 맞서야 했던 ㅇㄹ에게 나는 엄마와 꼭 같지는 않지만 심정적으로 조금 더 의지가 되는 존재였고, 늘 의젓하게 책임감을 다하는 ㅅㅇ이가 잘하는만큼 자신의 역할을 조금은버거워했다는 사실을 자는 알고 있었다. 두 아이 다 너무나 착실하게 자신들의 일을 잘하는 모범생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현재헤쳐나가는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것을 계속 보아왔다. 그렇기에 조금 더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제 만났던 것처럼 그렇게 수다를 떨고 우리는 방글방글 웃으며 다음을 또 약속했다. 더웠지만 좋은 여름날이었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 내일부터 학교에서 우리 반 아이들과 또 최선을 다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