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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바카라을 놓다, 적성을 찾다

'잘 쓰는 것'보다 '많이 쓰는 것'이 먼저다

한때는 글쓰기만큼 쉬운 게 없었다.

그래, 분명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머리에 닿은생각들이 떠나기 전에,

서둘러 글로 풀어내고 싶어 안달이었던,

그래서 사람 만날 시간조차 아까워했던,

자발적 사회부적응(?)의 시간이었다.


글감은 머릿속에 쉴새없이떠올랐다.

언제든잡아채기만 하면됐을정도.

하나를잡아글을쓰는사이에

스쳐가는것들이아까울정도로 많았다.

건져올린 글감을 펼쳐놓고,

끊임없이이어지는 생각을 붙이다 보면,

오래지 않아쓸만한문장이나오곤다.

거칠게지어진문장을조금씩매만지다보면,

별 어려움 없이글 한편이뚝딱나오곤 했다.

이제서야 깨닫는,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


어떻게그런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어떻게그런 글을 쓸 수있느냐는찬사.

아마 '소셜 스킬'(=빈말)많았겠지만...

그땐 곧이곧대로 듣던 시절이라

겸손의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속으로는 우쭐했던 적도 많았다.


온라인바카라이런 느낌... (아, 내가 생각해도 재수없다...)

그런과거들이 남겨준 것은...

원망과 자괴감이었다.

화려했던(?) 옛 시간이 발목을 잡아,

'평범해진'스스로를받아들일 수 없었다.


예전엔 잘 했잖아.
어려워 한 적 없었잖아.
왜 이렇게 돼 버린 거야.


자책하고자문해봐도...답은나오지 않았다.

글을쓰려고자리를잡고 앉으면,

매번 무언가에 짓눌리는 느낌을 받았다.


자유롭게 유영하던 글감들은뜸해졌고,

어쩌다 잡아채는데 성공하더라도

몇 마디 이어지다흐름이막혀버렸다.


극도의 허무함.

나 자신을 부정당한 듯한 우울감.

그럴 때마다하소연하듯끄적여놓곤 했다.

(온라인바카라에만 해도 꽤 많다.)

미처글로지 못한채 흩어진독백은

얼마나많았을까.


그렇게 몇 년 넘게 고생한 끝에,

오랜 자괴감에 시달린 끝에,

비로소출구에 도달했다.

그 시절 글쓰기가 그토록 쉬웠던 건,

겁이없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스스로의 세계 안에서만살았기에,

백지 위를 달리는 펜에거리낄없었다는걸.

나 자신의 '오만'.

지극히 당연한 결론까지 오는데,

대체 몇 년이 걸린 걸까.


온라인바카라라고 생각했다.

남들은 어렵다 하는데 나에겐 쉽기에,

하늘이 내려준무언가가

나에게 있는게 아닐까 온라인바카라했었다.

(이렇게 쓰니 좀 중2병 같기도...)


그래, 솔직해지자.

지금도온라인바카라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는못했다.

예전만큼은 아닐지라도,

'그래도 조금은온라인바카라란게 있지않을까?'라고.

련을 버리지 못하고우쭐해질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바카라가장 중요한 게 아님을 안다.

설령 나에게 조그마한온라인바카라 있다한들,

매번 쓰는 글마다 '대박'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기꺼이 '천재'라 부를 수 있는

지나간 시대의 재인才人들도 해내지 못한 것을,

한 토막 온라인바카라을 갖고 꿈꿀 수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무던히 쓰고 또 쓰고 다시 쓸 수 있는,

그러고도 지치지 않고다음 장을 넘길 수 있는,

그런 열정을, 온라인바카라 얻은 걸로도 족하다.


과한 욕심을 접어두고 즐기다 보면,

그렇게 쓰고 또 써내려가다 보면,

언젠가 그토록 쓰고 싶었던

좋은 글,멋진 글을 여럿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로부터

빈말이 아닌진심 어린 찬사를 받게 된다면,

만약 정말 꿈에 그리던그런 날이 온다면...

아마 오늘과는 정반대의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그 온라인바카라라는 녀석이,

오래 전부터나에게 있었다는 걸,

늦었지만이제서야 깨달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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