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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동영의 밤편지(241220)

겨울이 좋은 이유는 어디엔가 따뜻한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을 좋아합니다.
유난히 추웠던 오늘 같은 겨울을 좋아합니다.

연인의 손을 잡으니 따수웠거든요.
뜨끈한 국물을 먹으니 든든했거든요.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오니 안심했거든요.
온수를 트니 행복했거든요.
전기장판을 켜고 이불을 덮으니 따뜻했거든요.

겨울이 좋은 이유는
어디엔가 따뜻한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스한 기운에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훈훈한 무엇에 기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계절이 날카로운 추위로 당신 마음에 시리게 배어들 땐, 눈에 보이는 흰 입김의 숨을 떠올려 보세요.

당신의 들숨과 나의 날숨 사이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당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숨이 보이는 계절에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리하여 오늘 밤도 안녕하기를.

아침까지 편안한 숨을 쉬며 깊은 밤 잘 건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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