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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머신 일러스트 시대, 회전무대(뱅뱅이)를 떠나며

1.


지금 이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어. 그건 바로 '슬롯 머신 일러스트decentralization'란 말이야. 대단한 말처럼 들리지만내가 한 번 쉽게 설명해볼께. 어릴 때 학교나 동네 놀이터에 보면 빙글 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있지. 모래밭 위에 만들어져 있어서 원심력에 의해 튕겨나와도 크게 다치진 않았지. 천성이 어지러운 걸 못 참는 나라 즐기진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스릴이 있었던 모양이야. 색색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데롱데롱 매달린채 붙어 있는 모습은 보는 재미도 있었어. 하지만 결국 하나 둘 아이들이 떨어져 나오잖아. 그게 바로 정확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모습이야.


2.


요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피다가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짓말'이라는 책을 읽었어. 서울대를 나와 관료 사회에서 오래 일한 엘리트 공무원의 이야기였지.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공부 잘하는 사람슬롯 머신 일러스트 평범한 사람들을 타고 올라선 세계의 부조리와 모순이 너무나 가득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어. 20명 규모의 회사에서도 분명히 정치는 존재하지.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이 나리의 머리 좋은 인재슬롯 머신 일러스트 어떻게 거대한 '정부'라는 조직에서 소모되고 있는지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더라. 그리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나같은 소시민도 싶은 한숨을 쉬게 되더라고.


3.


멀리 갈 것도 없이 대통령이 법을, 그것도 헌법을 지키지 않잖아. 더 기가 막힌건 배울만큼 배운 사람슬롯 머신 일러스트 버젓이 그런 리더를 보좌하고 옹위하고 두둔한다는 사실이야. 일반 시민들은 자동차를 조금만 빨리 몰아도 법을 어겼다며 어김없이 벌금을 내야 하잖아. 그런데 벌건 대낮, 아니 한밤중에 국민이 뽑은 국회에 군인들을 출동시켜도 아무런 처벌을 안받고 견딜 수 있는 이 시국을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 맨날 자유질서를 외치던 그 작자가 서울대 출신이라는 건 더 아이러니해. 어디 그뿐인가. 그 주변을 둘러싼, 서울대를 넘어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그들을 보면 '배운다는 것'의 허망함을 깨닫고 실망을 넘어 절망을 하게 돼.


4.


이쯤해서 '슬롯 머신 일러스트'라는 말을 다시 끄집어내 볼께. 놀이터마다 있는 뱅뱅이 (회전무대)에 끝까지 붙어 있는 친구들이 소위 잘 나가는 서울대, 유학 출신의 관료들이라고 생각해볼께. 예전엔 뱅뱅이에 붙어서 살아남는게 미덕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그 놀이를 옛날만큼 즐겨하지 않아. 왜냐고? 더 재미있는게 많아졌으니까. 그리고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지. 저기에 매달려 있는게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던가? 지금은 아무도 타지 않는 휑한 풍경이 바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모습이야. 모두가 매달리던 가치(뱅뱅이)에 이제 더이상 흥미를 잃은 사회. 그리고 각자의 개성과 취미를 존중하고, 그에 맞는 밥벌이가 가능해진 시대가 된거지.


5.


좋은 대학이 미래를 보장하던 시대가 있었어. 하지만 그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은 끔찍하더라는게 현실임을 자각하게 됐잖아. 그대신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로 돈도 벌고 유명해지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이 됐어. 유튜브만 봐도 금방 확인할 수 있지. 그대신 좋은 대학, 대기업을 떠나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 이게 슬롯 머신 일러스트지. 그리고 좋은 대학, 대기업의 생리를 이해한 사람들의 고백록이 이어지고 있어. 이것도 수많은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흔적들 중 하나가 아닐까?


6.


'나라를 위애 일한다는 거짓말'의 저자는 참 똑똑한 사람 같아.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글도 잘 쓰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가 10여 년간 몸담은 관료 사회라는 곳이 얼마나 썪고 병든 곳인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어. 그리고 비상계엄을 두둔하고 합리화하는 이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등신'들이 '지랄방광'을 하는 이유도 알게 되었어. 그 세계에서 살아남아 결국은 높은 자리에 오른 인간들이 어쩌면 그렇게 무능하고 무기력하고 때로는 미쳐가는지도 알게 되었지. 우리는 지금 그 상황을 생생한 방송과 유튜브로 확인하고 있잖아?


7.


모를 땐 몰랐는데 이제 좋은 대학, 대기업의 간판이 이전 만큼은 부러워하지 않게 되었어. 공무원이라는 직업, 그리고 그 꼭대기에 있는 대통령이라는 직업도 결국은 국민의 '종'이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래. 외국의 어느 나라에서는 국회의원이 힘들고 어려운 3D 직종이라 기피한다는 얘기까지 들었어. 그러니 공부 잘해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똑똑해질거란 환상에서 벗어나자. 모두들 슬롯 머신 일러스트를 떠나 '나다운 삶'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갔으면 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존중받고 부자도 되었으면 해. 이 시국을 지나며 정말 간절하게 간절하게 이런 세상을 꿈꾸고 바라게 돼. 이게 나의 욕심만은 아니길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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