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궁정을 지나 조금 뒤쪽으로 가면 또 하나의 광장이 나와요. 성 비뜨 대성당의 뒷부분을 볼 수 있는 이곳은 성 슬롯 머신 프로그램 광장이죠. 슬롯 머신 프로그램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시겠지만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조지(George)의 체코식 이름이에요. 각각 다른 언어를 쓰는 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고유명사를 발음하죠. 예를 들면 영국식 이름 톰(Tom)은 체코식으로는 또마쉬(Tomáš), 폴(Paul)은 빠벨(Pavel). 이런 식으로요.
가톨릭 신자 분들은 성 조지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성 조지는 용과 싸워 이긴 가톨릭 성인이에요. 항상 창으로 용을 찌르는 모습으로 묘사되죠.
성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바실리카는 그 정면부가 바로크 시대에 새로 정비되어 만들어졌지만 건물 자체는 프라하성에 있는 건물들 중 가장 오래된 유적이죠. 지금은 없어진 성 비트 로툰다(성 비트대성당 자리에 세워져 있던)와 같은 시대인 10세기 경에 세워졌거든요. 프라하성에서 볼 수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에요. 하지만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고 12세기 후반에 새로 만들어진 모습이죠. 1142년에 일어났던 대화재로 처음의 건축물은 파손이 돼서 그 후에 다시 만들어졌거든요. 그 이후에도 조금 개축돼서 바로크 스타일로 만들어진 부분도 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로마네스크 시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죠. 성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바실리카 안에는 보헤미아 왕국의 첫 번째 왕조였던 프르제미슬리드(Přemyslid) 왕조 왕들의 무덤이 있어요. 체코의 수호성인인 성 바쯜라프의 아버지였던 브라띠슬라브 대공의 무덤도 있구요. 프라하성의 내부 투어 입장권을 사면 이 성당의 내부를 볼 수 있는데 고딕 대성당인 성 비뜨 성당과 비교해보면 그 내부가 비교적 소박하고 단조로운 모습인 것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성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바실리카의 내부
프라하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얘기가 서양은 돌로 집을 지어서 아직까지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우리나라는 건축을 목재로 했기 때문에 쉽게 손상돼서 다 없어져버렸다는 거예요. 과연 그럴까요? 목조 건물이던 석조 건물이던 화재에 취약한 건 마찬가지인 듯 해요. 중요한 건 과거의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정비하는 노력을 얼마나 성의 있게 기울였는가가 아닐까 싶어요.
성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바실리카 옆에도 건물이 세워져 있는데 이 건물은 성 슬롯 머신 프로그램 수녀원이었어요, 지금은 구 보헤미아 미술품들을 전시하는 국립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구요. 성이 처음 세워지던 당시부터 18세기까지는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녀원으로 쓰였는데 그 이후에는 사제관이나 막사로도 사용됐었죠. 물론 중간중간 개축이 되기도 했구요. 1970년대에 최종 개축이 돼서 그때부터는 국립 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