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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타고 체르마트로 향하는 나는 무척 들떠 있었다. 슬롯사이트목적지는 가능성이 담긴 희망찬 메시지를 준다. 1월의 영하 15도가 넘는 매서운 날씨가 우리를 맞이한다. 스위스 남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알프스의 심장부이다. 4000m가 넘는 그림 같은 풍경의 산들이 체르마트를 감싸 안고 있다.


차 없는 도시, 공해와 매연이 없는 도시답게 맑은 공기가 양쪽 볼에 스친다. 전기 자동차만 눈에 띈다. 반 호프 거리는 호텔, 카페, 레스토랑, 상점들이 있는 쇼핑거리이다. 전 세계 스키어들이 모여든다더니 거리에 절반 이상이 스키어들이었다. 사람들은 혹독한 추위 속에도 웃음 띤 얼굴로 활기차다.


체르마트에서는 어디서나 마터슬롯사이트이 멀리 보인다. 우리는 마터슬롯사이트을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출발했다. 빨간색 전기산악열차를 타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향하였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눈 덮인 집들이 크리스마스카드에 그림처럼 정겹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겨울이 그려낸 장대한 설경에 넋이 나갔는지 열차도 천천히 갔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복사하여 저장하고 싶다. 순백으로 너무 깨끗해서 겨울의 낭만과 허전함이 뒤엉겨 감돌았다. 겨울이 주는 향기가 가슴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슬롯사이트의 마법이 시작되었다.


마터슬롯사이트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 보는 즐거움을 넘어 가슴에 담고 싶은 열망을 안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도달했다. 한낮에는 햇빛 때문에 뿌옇게 보인단다. 마터슬롯사이트은 구름 속에 파묻히는 날이 많아 1년에 볼 수 있는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런 행운이 있을까. 많은 봉우리 사이에서 영롱한 마터슬롯사이트이 바로 눈앞에서 찬연하게 빛났다. 겨울이라서 더 반전 매력이 발산되었다. 벅차오르는 감정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순간 내 몸 안의 세포가 꿈틀꿈틀하였다.


장엄한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미미한 존재임을,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고 대수롭지 않은 것에 안달복달하는 일상이 아무것도 아님을 마터슬롯사이트은 여실히 보여준다. 눈에 가득 담긴 경이로운 아름다움의 포만감이 나를 감싼다. 예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여행의 향연에 매료되었다.


피라미드 모양처럼 하늘로 치솟은 바위 봉우리의 자태가 수려하면서도 신비스러웠다. 봉우리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바람과 햇빛, 눈과 비를 서서히 받아들이며 스며들게 한 인고(忍苦)의 세월에서 나온 슬롯사이트다.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내비치는 마터슬롯사이트에 탄복하였다. 수백 마디의 말이 필요 없다. 봉우리 하나에 그 이상의 말이 담겨있다. 구름 한 자락도 슬롯사이트의 매력에 끌려 주변을 맴돌고 있다.


사방에 널려있는 빙하와 설산의 눈부신 위용이 나를 꼼짝 못 하게 하였다. 3~4M나 쌓인 눈을 깎아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갔다. 지붕이 없는 이글루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걸어 들어갈수록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가슴은 텅 빈 골짜기처럼 뻥 뚫렸다. 슬롯사이트이 주는 치유력과 생명력을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눈으로 덮인 산등성이를 종아리까지 푹푹 빠지면서 걸었다. 눈밭에 털퍼덕 주저앉아 알프스의 낭만을 향유하였다. 빙결된 하늘이 주는 축복을 받으며 눈 위에 한참 누워있었다.


자연의 품에 파묻혀 있으니 온 세상이 내 것이다. 이렇게 순간순간 나 홀로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슬롯사이트의 묘미이다. 이런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은 슬롯사이트의 최고 선물이다.


전망대 카페에 들어갔다. 볼이 빨간 모습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있다. 마터슬롯사이트 영봉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해 시끌시끌하였다. 간신히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온기가 온몸을 타고 흐른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추위가 스르르 녹아내렸다. 커피 한 잔이 피로와 추위를 싹 가셔버렸다.


이번 슬롯사이트에는 엄마와 딸이 함께한 팀이 네 팀이다. 그중에 코트에 슬립온을 신고 예쁘게 하고 온 모녀가 있다. 코끝은 빨갛고 움츠리고 들어오는 걸 보니 엄청나게 추운 모양이다. 얼른 자리를 내어 주었다. 해발 3000m 추위에 못 이겨 핫팩을 발목에도 붙이고 몸에도 붙이며 추위를 달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딸내미가 “우린 롱패딩에 털모자, 방한화로 단단히 무장을 잘하고 왔어요.” 하며 엄마 말을 듣기 잘했다는 안도의 표정을 짓는다.


열차를 타고 내려올 때쯤 구름은 벌써 마터슬롯사이트을 감싸 안았다. 멋진 설원을 스키어들이 맘껏 몸으로 느끼고 있다. 스키어들에게 파라다이스이다.


미봉 마터슬롯사이트의 명성에 배고픔을 잊었다. 늦은 점심 식사로 라클렛을 먹었다. 잘 구워진 치즈를 감자와 고기, 빵에 얹어 먹는 스위스 음식이다. 쿰쿰한 냄새가 나는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배가 고프니 냄새는커녕 입안에 살살 녹아들었다. 레드와인 한 잔이 풍미를 더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아기자기한 반 호프 거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산골 작은 마을에 늦은 오후 시간은 추위의 정점을 찍었다. 초콜릿 상점에 들어갔다. 여러 종류의 초콜릿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진열되어있다. 마터슬롯사이트이 그려져 있는 토블론 초콜릿이 눈에 띄었다. 시식도 하고 토블론 초콜릿을 비롯해 이것저것 한 봉지 골라 담았다.


규모는 작지만 옷가게, 기념품 가게, 잡화점 등 다양한 가게 들이 많아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컸다.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콜라를 마시면서 얼어붙은 거리를 내다보았다.


나의 가슴을 두드렸던 찬란한 하루가 저물어간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어둠이 쌓이는 마터슬롯사이트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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