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슬롯사이트 떠나야 할 때다
사십 대 여자 세 명이 떠난 구례 광주 슬롯사이트기 1편_부처왔썹 구례
푼돈이지만 알뜰살뜰 함께모아 산해진미를 먹으러 다니는 대학친구들이 있다. 함께 먹은 밥정이 무섭다고, 시시때때로 서운하네, 이상하네, 한심하네 서로 대놓고 손가락질하지만 이미 20년 넘는 세월, 이제 와서 그들이 없는 인생을 생각할 일도 아니다.올봄엔 먹자계에 공금도 쌓였고, 수도 서울의 산해진미에도 물려가던 차라 회원 2명의 생일을 핑계로 남도 슬롯사이트 계획했다.

힙과 남도의 바이브를 느끼고 싶다는 나에게 자연이보고 싶다는 친구의 말이 더해져 1박 2일의 목적지는 광주와구례가되었다. ktx와 쏘카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완료한 친구의 업무처리 능력을 칭찬하며 토요일 아침 용산역에서 만나는 것으로 우리의 슬롯사이트이 시작되었다.
구례구역까지 3시간이나 걸렸을까. 날씨는 완벽했고, 해만 나면 조증이 오는 나는 이미 발이 땅에 붙지 않는다. 팔랑팔랑 뛰어 슬롯사이트들보다 먼저 쏘카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구례에서 가장 귀여운 사십 대 중반이라고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았다.(안 했다고요!)

쪼로로 차에 올라 첫 번째 슬롯사이트인 한 우 소내장탕을 파는원조목화식당으로 향했다. 만원이면 곱창이니 대창이니 선지니 하는 것들이 잔뜩 들어간 맑은 국물의 내장탕을 맛볼 수 있다니, 새삼 시골의 물가에 감사하게 된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가서도 현지 먹거리로 배를 불릴 수 있는 비위 좋은 나는 슬롯사이트의 고기까지 옮겨 담아 배불리 한 그릇을 비웠다. 까탈스러운 서울내기들은 앞에 부부식당에 갈걸 그랬다며, 결국 몇 술 못 떠올리고 포기한다.
내 배만 대표로 두드리며 간 첫 슬롯사이트는쌍산재다. 윤스테이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은못 보았지만 봄날의 해를 잔뜩 품은 고택에서, 곶감이라던지, 고추라던지, 이런저런 차의 재료들이 그득그득 담긴 모양을 바라보며생강차를 마시고 수다를 떠는 아침은 봄날의 고양이만큼이나 평화로웠다.
쌍산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하며마루에 앉았는데 쌍산재는 부지가 꽤 넓어서 제대로 구경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곳이었다. 차를 마시고 둘러보고서야 여기서 대나무를 보고 차를 마실걸 그랬네. 이 넓은 마루에 올라서 차를 마셨어야 대감집주인아씨 바이브를 느꼈을 텐데 하는 걸 보니 저 아줌마들이 내 슬롯사이트들이 맞다.


우리 아빠도 이렇게 알뜰살뜰 시골집을 돌보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내가 내 집을 행복이 가득한 집의 화보처럼 꾸미고 살길 바라는 것과 같은 것이겠지만, 아름다움이란 원래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게 하는 것.
오래된 고택을 이렇게나 단정하게 돌볼 수 있는 능력자에게 관람료 만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더 받으세요. 저는 이미 봤으니까요.

두 번째 슬롯사이트는화엄사다. 압도적인 규모에 놀랐고, 아직 슬롯사이트산수유도 안 피었는데 화엄사에 홍매화도 안 피었는데 고찰을 찾은 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도 놀랐다.
같이 온 이들은 얼마나 다정한가. 노부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은 슬롯사이트 하나는 3단 꺾기를 하며 사진을 찍어주어 노부인에게 쌍따봉을 받았고, 얼마 전 부친을 여읜 다른 슬롯사이트 하나는명부전에 들어가 절을 하다 울었는지 눈이 벌게져서 한참있다 나온다. 죽음의 세계를 쥐락펴락한다는 지장보살이 부디 슬롯사이트의 아버지를 잘 돌봐주면 좋겠다.

친구처럼 불교가 종교가 아니라고 해도, 건축의 힘에 지리산의 기세에 어쩐지 뭐든 빌어도 될 것 같은 느낌인가. 사사자삼층섭탑을 도는 사랍들이 많다. 나도 행렬에 끼어 세 바퀴를 돌았다. 가족 모두의 건강과 평안, 조금 더 주신다면 로또를? 하고 빌었다. 사실 살아서 지붕 아래서 다리 펴고 잠들고, 매일 한 끼도 거르지 않아도 되고(제발 걸러야 살이 좀 빠질 텐데..), 이렇게 햇살 아래 슬롯사이트 즐긴다는 것 자체가 복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으로, 오늘의 내가 바로 행복의 증거다.


언제부터 이렇게 불교가 인기가 많아진 걸까. 제니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선에 대해 설명하던 스님도 떠오르는데 불자가 되라는 포스터도 가히 혁명적이다.

광주도 가기 전에 슬롯사이트 화엄사에서 힙을 만날 줄이야. 요즘 제일 힙한 건 불교인가 보다.
슬롯사이트의 마지막 목적지천은사로 간다. 큰 절보다는 작은 절을 좋아한다. 사람이 많은 절은 어쩐지 정이 안 간다. 사람에게 정이 안 가는 건지, 절에게 정이 안 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작은 절로 가니 법당 안에서 피어 올린 향 냄새도 맡아진다.

천은사 앞에는 저수지가 있어서 풍경이 고요했다. 불교미술을 전공한 슬롯사이트는 자꾸만 뭐라 뭐라 나는 못 알아먹겠는 말을 했지만, 어쨌거나 지식이 없어도 나름의 즐길거리는 있는 법.

구례의 마지막 식사는 당골식당으로 정했다. 닭요리를 파는 구례의 당골식당과 광주의 영미오리탕이 가금류 끝판왕 경합 끝에 당골식당이 선정된 것. 양계장집 장녀인 슬롯사이트가 추천한 닭집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이제는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된 대한지적공사. 대한지적공사쩍부터 사랑받은 전통 있는 맛집인 모양이다.

이곳에선 무려, 닭육회를 판다.
닭 한 마리를 시키면 3명이 다 먹지도 못할 만큼 푸짐하게 메뉴가 나오는데 닭육회, 닭구이, 닭뼈찜, 닭죽 순이다. 정작 자신은 새 모이만큼 먹고 식사를 끝내고 나를 계속 감탄하며 바라보는 양계장집 큰딸이다.
슬롯사이트 이야기만 썼는데도 한 바닥이다. 광주 이야기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