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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언제부턴가 슬롯를 보면 쓸쓸하다는 생각보다단단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매섭게 파고드는 칼바람에도 묵묵히 다음 봄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 행여나, 품고 있는 봄에 작은 상처라도 생길까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서 나는 슬롯를 닮고 싶다. 내 안의 어린 봄이아름다운 색으로 세상에 물들 때까지, 어떠한 아픔에도 견뎌낼 수 있게.


그런 슬롯 같은 단단함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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