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방학이 되면 책을 정리한다. 해마다 몇 백 권의 책을 슬롯 머신 규칙는데도 별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나도 모르게 그만큼 사고 있다는 뜻인가. 삼백 권 정도 되는 책들을 먼저 빼서 묶어 두었었다. 보자기로 묶어 보따리보따리를 만들어 두다가 이제는 보자기가 동이 나 버렸다. 난생처음으로 책포장용 비닐 끈을 샀다. 조금 더 두껍고 몽실몽실하면 좋겠는데 얇아서 조금 아프고 약해 보이지만 어찌어찌 잘 묶이긴 하다.
일단 내일 교회에 가져가서 나눔 할 책들이었다. 자연관찰과 전래동화를 한 묶음 슬롯 머신 규칙었다. 현관 앞에 탑처럼 쌓아두고 이제는 창작동화 위주로 분류해 본다. 200권을 한 번에 판매하고 싶은데 200이라는 숫자의 부담 때문인지 문의가 한 번 들어오더니 잠잠하다. 200권 + a에 3만 원이면 진짜 저렴한데!!! 그것은 나의 생각일까. 전집이 아니라 단행본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는데 이상하게 단행본은 전집보다 덜 팔린다. 팔리지 않으면 학교에 가져다 두고 아이들과 볼 생각이기 때문에 꼭 무리해서 판매하지는 않아도 된다. 다만 내가 힘들 뿐. 단행본을 사시면 같이 드리려고 했던 전집 두 개를 따로따로 당근에 올렸더니 바로 연락이 왔다. 가격이 진짜 착하기 때문이다. 학습만화는 그리스로마신화, 와이 시리즈, 웅진지식학습만화까지 80권 정도 되는데 그냥 만원에 올렸다. 아이들이 많이 봐서 사용감이 있는 책들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그냥 만 원이었다. 폐지상에 가져가도 더 많이 받을 것 같기는 하다. 사진 찍고 올리고 묶고 이 세 가지 작업을 반복했다.
얼마 전 이사한 동생에게 책장을 하나 주고 싶은데 오 백 권을 빼도 택도 없다. 이미 책장 하나를 버리고 두 번째 책장을 목표로 하기 슬롯 머신 규칙. 잠시 생각하다가 내가 애정하는 빨간 머리 앤 시리즈 열 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동서문화사에서 최초 완역본으로 야심 차게 냈던 기획물이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책이다. 다만 폰트 모양과 크기가 내 취향에 맞지 않았다. 그래도 아껴 봤던 책이라 고민고민하다가 판매하기로 했다. 실은 새로 나온 양장본으로 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렇기도 한데 일단은 내 마음에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짐'의 부피를 줄이고 싶었다. 비룡소 어린이고전문학 전집도 올렸다. 알라딘에 가져가도 되는데 일단 올려보았다. 안 팔려도 상관없다는 마음이긴 하다.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올리자마자 바로 연락이 왔다. 만 원에 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속 질문을 하신다. 책 상태가 깨끗해 보인다, 책장이 좀 바랬을 것 같다... 그래서 사진 찍어서 보내드렸다. 신간과 비교해서 살짝 미색의 느낌이 조금 더 있지만 오히려 눈이 편안한 그 정도의 색 변함이다. 20년 가까이 가지고 있었기 슬롯 머신 규칙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 긴 세월을 지나고 몇 번의 이사를 거치는 동안에도 책은 구김 하나 없이 깨끗함을 유지했다. 정말 소중하게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속 질문을 하시고 언제 만나자는 말을 안 하시니 나도 이제 헷갈리기 시작했다. 보통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하면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이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도 비룡소 전집 문의는 두 번이나 있었고 글밥이나 수준, 책 상태까지 사진 찍어서 보냈지만 불발이었다. 이제는 책 내용도 물어보신다. 그래서 또 답해 드렸다. 1권은 무슨 내용 2권은 무슨 내용 그렇게 5권 이상까지 다 하나하나 말씀드렸다.
하여 계속되는 질문에 나는 마음이 조금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질문만 하고 언제 만날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슬롯 머신 규칙. 그런데 다른 분이 또 문의를 하셨다. 나는 확실하게 알고 싶었다. 그래서 정중하게 여쭤 보았다. 다른 분이 문의를 하셨는데 구매하실 것이냐고. 그랬더니 갑자기 화를 내시는 것이다. 구매한다고 하지 않았냐. 그런데 왜 물어보냐. 다른 사람한테 팔고 싶으면 팔아라.
그 분은 확정은 하지 않았다. 다만 처음에 "구매 가능한가요?"라고 물었을 뿐. 그런데 다른 분들도 다 이렇게 물어보신다. 그리고 다 불발이었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나중에 문의 주신 분한테도 먼저 대화 나누는 분이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답했다고. 그래서 언제 가능하시냐 물었더니 원래 4시쯤 만나자고 하려고 했다면서 나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했다. 이미 다른 책 거래 불발이 몇 차례나 되었기 슬롯 머신 규칙 정말 할 건지 물어본 것이 이렇게 화낼 일인 줄은 몰랐다. 마음 상하시게 해 죄송하다고 답을 보냈는데 이미 나는 차단이 되어 메시지도 거부당했다. 3초 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분은 집 앞으로 바로 오셔서 고맙다고 하시며 가져가셨다. 뭐 이 이후에도 다른 일이 또 있다. 사진에는 원래 없이 올렸는데 혹시 다른 책이 더 있냐고 해서 있다고 했다. 책을 가져가신 다음에 나중에 발견된 것이다. 그래도 상관은 없지 싶었는데 반값택배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가격을 말씀드리니까 비싸다면서 다음 주에 다시 오시겠다고 하셨다. 그렇다. 책을 오 백 권을 빼냈어도 빈자리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2천 권은 슬롯 머신 규칙야 좀 티가 날까? 가져갈 책들로 현관 앞만 바글바글 쌓여있다. 매년 방학 때 책을 슬롯 머신 규칙지만 이번 방학이 지나고 나면 진심으로 공간도 마음도 가벼워지면 좋겠다. (빼낸 책들 중에서 오십 권은 다시 책장으로 갔다....) 이렇게 책을 이 백 권을 넘게 판 가격은 모두 3만 7천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