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를 열심히 하고, 나름 어필하려고 슬롯사이트하면서 보고도 해보고, 조직에 융화되기 위해 별로 없는 사회생활 능력을 끌어올려봐도 평가시즌에듣는 이야기는 뭐 늘 비슷했다.
"너 잘하고 있는 거 알아. 하지만 이번에 진급해야 하는 애가 있어서 챙겨줘야 해."
"이번에 우리 팀에 상위고과 자체가 주어지질 않아서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어."
"나는 너 잘하는 거 알지. 근데 임원들이 보기엔 XX팀의 A가 더 돋보였나 봐. 다음 평가시즌엔 어필을 좀 더 해봐."
지금까지 그래왔고, 아마 앞으로도 비슷할 것이다.때론 슬롯사이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때로는 어부지리로 슬롯사이트 대비 더 큰 보상이 주어지기도 할 것이다.
회사에서 슬롯사이트에 비례하는 보상을 해주지 않을 것이 명확하다면,업무시간에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사용하며, 에너지를 남겨두었다가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재테크라던가, 새로운 영역의 공부라던가, 여가생활이나 취미라던가.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회사에서 하루의 1/3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을 대충 보낸다면, 난 인생의 1/3은 대충 살게 되는 거잖아. 회사의 슬롯사이트 메커니즘이라는 어쩌면 작은 것에 갇혀 내 소중한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고 싶지 않다. 다른 동료들에게는 도움이, 나에게는 성장이 가능한 시간으로 쓰고 싶다.
(업무의 결과가 휘발되지 않고 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잘 쌓아나가기는 해야겠지만)
촌스러운 생각일지 몰라도, 나는 그게 나에게 맞는 답인 것 같다.진짜 촌스러운 건, 슬롯사이트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시즌의 평가가 아쉽다고 느끼는 내 마음이지만, 이렇게 마음 잡고 잘해보려는 나 자신. 칭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