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빠져있는 아빠로서 큰애의 진학은 잘 모르기도 하지만, 신경 쓸 여유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아들이 토토 카지노주도적으로 공부를 잘 하는 것도 무관심의 가장 큰 이유이다.
다니던 KS중학교에서 바로 옆 KS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으로 큰애는 마음을 먹은 듯 했다. 학교가 그렇게 좋진 않았으나 내신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중앙고등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자율형 사립고인 중앙고등학교는 학교 환경도 좋고, 대학교도 잘 보낸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은 듯 했다.
큰애에게 중앙고등학교를 가는게 어떻겠니 물어보니 큰애는 단번에 거절한다. 그곳에서 내신이 밀리면 좋은 대학교에 갈 수가 없다는 생각인듯 했다. 아내와 나 둘다 강요하는 성향은 아니라서 학교 설명회를 가보고 결정하는게 어떻냐는 제안을 했고, 아들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어제 설명회가 열렸다. 학교까지 차로 30분 정도 가야 하는데 큰애는 투덜댄다.
엄마, 아빠 둘이 다녀오면 안되냐고.. 그래도 네가 직접 가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니라는 아내의 말에 아들은 세상 귀찮은 표정으로 따라나섰다. 운전 동안에도 왜 이리 머냐고 투덜 거린다. 통학 버스 놓치면 어떻게 하냐고.. 으이구 ....
학교는 광화문 옆 북촌 위에 자리잡아 있다. 중앙고등학교는 '도깨비', '그해 우리는'과 같이 누구나 아는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토토 카지노를 하고서 아무 생각없이 차에서 내리는데 단번에 감탄이 나왔다. 고등학교라고 믿기에는 너무나 멋진 건물들과 공간에 대학교 캠퍼스에 온듯한 착각에 빠졌다.
'아.. 이래서 드라마 촬영장소로 유명하구나'
그리고 학교 설명회.. 그냥 자연환경과 건물만 좋은 것이 아니라 동아리 활동, 체육 활동, 사회 활동 등 학교로서 학생들에게 너무나 도움이 될만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설명회 중간에 아들에게
"아들, 아빠가 이 학교 들어오고 싶다."
설명회가 끝나고 아들은 학교를 오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보였다. 면접 준비에 대한 걱정 부터 하는 것을 보니 지원에 대한 마음을 굳힌 듯 했다. 2학년 땐 기숙사도 들어가고 싶다는 말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