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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탈 일이 종종 있다.


어린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있다 보니 '영유아 동반차'를 이용할 때가 많은데,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어린이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기차, 지하철이나 비행기에서 떠들어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은 눈총을 사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까?보이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 대부분의 손에는 부모가 쥐어준 휴대폰이나 슬롯 머신 프로그램패드가 있다. 화면에는 유튜브 영상이 신나게 재생되고 있다. 색색깔 화려한 움직임에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눈을 떼지 못하고, 어른들은 편안하게 앉아 여행을 즐긴다.


물론 나도 가끔은 그런 부모 중 한 명이다.


어른들에게도 지루한 긴 여행이나, 식당이나 관광지에서 줄 서서 대기하는 시간 등, 딱히 할 일이 없을 때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너무 고단하기 때문이다. 또, 영유아를 동반하기에 적절치 않은 장소나,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흥분해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판단이 들 때는 억지로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야단치기보다는 슬쩍 휴대폰을 쥐어주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게 휴대폰을 쥐어주는 것을 보고 속으로 혀를 끌끌 찼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내가 하려는 말은슬롯 머신 프로그램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것 자체를 비난하려는 것이 절대로 아니고, 나 아닌 타인을 향해 질책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휴대폰부터 쥐어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사실, '너무도 당연하게' 휴대폰부터 집어드는 건 나부터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밤에 잠이 들 때까지, 휴대폰은 나의 삶에 있어 베프이자 동반자다. 밤새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온 연락이며 회사 이메일을 열어보고, 일정과 날씨를 확인하고, 내친김에 오늘의 웹툰까지 쭈욱 보아야만 자리에서 일어나니까.

본인부터 스마트폰의 노예임.. (이미지: unsplash.com)본인부터 스마트폰의 노예임.. (이미지: unsplash.com)


그래서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만한 처지가 아니란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성인이 되어 이미 뇌가 굳어버린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접했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은 뇌가 말랑말랑할 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이나 규범도 습득하는 나이인데,'심심한 시간에는 으레 스마트폰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 <불안 세대에서도, 저자는 기성세대가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의 물리적인 안전은 지나치리만큼 걱정하면서 디지털 세상에는 거의 아무런 제재도 없이 자유롭게 풀어놓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는 마치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화성에 보내는 것과 비슷한 거라고, 단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나 눈 건강의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두뇌 회로와 라이프스타일의 재편이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틈이 난다 싶으면 엄지로 유튜브 쇼츠를 넘기느라 바쁜 부모들이라면 더더욱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슬롯 머신 프로그램도 이렇게 자라나면 좋겠는지. 아마도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인이 되면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자랄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 품에 있을 때만큼은 조금 다른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지 않을까.



'당연하게' 휴대폰을 쥐어주지 않으려면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참 번거로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쉽게 이루어지는 일 중에 가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들 한다. 좀 힘들고 귀찮아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위해서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육아 전문가도 아니고, 아래는 그냥 나의 개인적 생각과 의견이다)


1. 이것저것 놀거리를 챙겨 다닌다(ft. 보부상)

육아 선배인 나의 가족에게 배운 것. 연령에 맞는 여러 놀잇감을 가지고 다닌다. 어린이 가위와 색종이, 지웠다 쓸 수 있는 자석 칠판이나 종이/펜, 스티커북, 세이펜, 책, 미니카 등이 있다. 물론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얼마나 쉽게 싫증을 내는지는 나도 잘 안다. 나는 긴 여행을 앞둔 경우 미리 새 장난감을 쟁여 놨다가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지루해할 때쯤 짠! 하고 꺼내며 언박싱 퍼포먼스까지 해가며 시간을 때우기도 했다.

쉽사리 이런 모습이.. (이미지: 중앙일보)쉽사리 이런 모습이.. (이미지: 중앙일보)


2. 시간이 잘 가는 놀이를 배워 둔다

우리 집은 둘째가 끝말잇기를 깨치며 지루함을 더는 방법이 하나 더 늘어났다. 끝말잇기 말고도 제로 게임, 모양 맞추기, 국기/수도 맞추기, 손유희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과 부모가 함께 놀면 유대감도 강해지고 좋다.쉽게 얻는 휴대폰에 익숙해질수록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과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건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어른도 그렇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있는데 옆사람과 스무고개를 하는 사람이 없듯. 그래서 더더욱,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에게 '덜 재미있는' 놀이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게 한계와 규칙을 명확히 인식시킨다

주기 싫어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자꾸 떼를 쓰는 바람에 곤란해져서 휴대폰을 주게 된다는 부모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규칙을 정하고 그 이상의 스크린 타임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한 시간 동안 휴대폰을 가지고 놀았다면, 아무리 심심해도 혼자서 멍을 때리는 경험을 하는 것도 소중하지 않을까 싶다.(사실 이건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 대체 왜 휴대폰을 한 번 잡으면 이리도 놓기가 어려운 것인가요)


4. 슬롯 머신 프로그램들의 소란을 조금은 이해해 주자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시끄럽게 떠들거나 말썽을 부리는데도 나 몰라라 하는 부모, 나도 정말 싫어한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라고 봐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자기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자기가 알아서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부모가 정말 최선을 다해도, 눈물 쏙 빠지게 혼내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기본적으로 어른보다는 부산스럽고 소란스럽기 마련이다. 부모가 진짜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은 그래도 좀 너그럽게 봐주었으면 좋겠다.휴대폰만 마냥 바라보고 있는 것보다는 혼자 어떻게든 놀아 보려고 애쓰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기특하게 봐주면 안 될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바일 기기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교육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도 여럿 나왔고, 잘만 이용하면 슬롯 머신 프로그램와 부모의 일상을 풍성하게 해 줄 강력한 도구니까. 다만 우리 어른들이 그러듯, '습관적으로' '당연한 것처럼' '으레' 휴대폰에 의존하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로 키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부터 ‘당연하게’ 폰만 보지 말자.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기억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늘 휴대폰에 코를 박은 모습이면 좀 슬프지 않을까.



*표지 이미지: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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