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5. 그러나, 쓰고 가상 바카라

근 며칠간 전혀 글을 쓰지 못했다. 짧은 글들이었지만 약 두 달 전부터 매일 스레드에 글을 올리고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는 브런치에 올릴 좀 더 긴 글을 매일 쓰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부터 나는 아무런 글도 쓸 수 없었다. 가상 바카라 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많았지만 나는 그 생각들을 도저히 글의 형태로 표현할 수 없었다. 아직 끝을 맺지 못한 글들이 쌓인 메모장을 열어 그곳에서 내 생각을 더 이어가보려 했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몇 시간을 쓰다가 지우다가를 반복한 갈기갈기 찢겨진 문장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두려워 나는 메모장을 닫았다. 그렇게 메모장을 닫은 순간, 나의 생각도 닫히고 두 달동안 매일 어떻게든 글을 가상 바카라 싶어했던 나의 글쓰기에 대한 갈망도 힘을 잃었다.

그렇게 글에 대한 갈망이 힘을 잃어버리자 나는 지금까지 내가 쓴 글들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약 두 달 동안의 시간 동안 내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힘들고 괴로운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나의 이야기를 해보고 가상 바카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직장을 그만두면서 업무에서 오는 힘듦과 괴로움은 사라졌지만 직장을 그만둔다는 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을 한 이후에도 내 마음 안에는 고통과 괴로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면서 내게는 대학교 졸업 이후에는 가지지 못했던 ‘나를 위한 글쓰기‘ 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사막을 해메다가 오아시스를 본 목마른 여행자가 물을 들이키듯이 나는 그동안 어떻게든,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고 싶었던 나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글로 쏟아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전 직장에서도 거의 연락이 오지 않으면서 그동안 내 글의 원동력이 되었던 고통과 괴로움은 조금씩 사라졌다. 고통과 괴로움의 농도가 날이 갈수록 옅어지면서 글에 대한 나의 갈망과 열정도 점점 식어갔다. 그렇게 글에 대한 갈망과 열정이 식어가면서 가상 바카라 그동안 쌓아놓은 내 메모장의 글들에서 한 문장도 더 이어가지 못하고 같은 자리를 빙빙 맴돌고 있었다. 그렇게 글쓰기를 멈추게 되자 가상 바카라 스레드와 브런치에 접속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책을 보는 것은 더 고통스러웠다. 글쓰기에 대한 갈망과 열정이 사라진 순간, 그동안 쓰인 내 글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느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쓴 문장과 글을 볼 때마다 내 글의 빈약함에 대한 감각은 더 날카롭게 나의 가슴을 찔렀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폭이 매우 좁은 삶을 살아왔다. 가상 바카라한 삶을 살아오면서 나름의 고통과 괴로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실패하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했던 나는 최대한 위험과 모험을 회피하면서 살아왔다. 그것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마음이 타들어가는, 나의 영혼을 모조리 바치는 격렬한 사랑을 해보지도 않았고 누가 뭐라 해도 내 존재와 정체성을 송두리째 걸고 내가 부서져도 어떻게든 이것을 해보겠다는 미친듯한 몸부림이나 반항도 해보지 않았다. 그런 경험이 없었던 내 삶의 깊이는 얕았고 자연히 그에서 나오는 글 역시도 빈약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하거나 부딪히면서 살아오지도 않았기에 인간에 대한 이해도 빈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생각은 많았지만 그 생각도 결국 내가 살아온 경험을 통해 나오는 것이기에 그렇게 하는 생각의 폭도 좁았다. 직장을 그만둔 이후로 책을 다시 읽고, 매일 스레드와 브런치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의 깊이가 담긴 글들을 보면서 내 안에서는 내 글에 대한 부끄러움이 쌓여갔고 글쓰기에 대한 갈망이 힘을 잃자 그 부끄러움은 내 손을 꽁꽁 묶어버렸다.

그 며칠동안 가상 바카라 스레드와 브런치에 접속하지도 않고 책을 보지도 않았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멀리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생각뿐이었다.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산책을 하는 길 위에서도 가상 바카라 계속 생각을 했다. 글에 대해 한창 타올랐던 갈망과 열망이 식어버리고 내가 쏟아내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어느정도 글로 쏟아낸 지금, 내가 다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걸어온 인생의 길을 돌아볼 수는 있겠지만 바꿀 수는 없는 것이며 앞으로의 내 삶의 방식을 바꾸자는 결심을 한다 해도 인생의 결이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기에 내 삶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의 부족함을 바로 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삶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과 인간에 대한 이해는 독서를 통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런만큼 내게 독서는 예전처럼 단순히 ‘책을 읽고 이야기를 즐기는 것’ 이 아닌 ‘책의 문장에 대한 나의 끊임없는 물음‘ 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물음은 내가 납득할수 있는 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이어질거다.

여전히 나는 나의 글이 부끄럽다.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지만 그동안 너무나 얕은 폭의 삶을 살아왔고 그만큼 삶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오로지 내 안의 생각에서만 머무는 것 같은 나의 글을 보는 것이 괴롭다. 그러나, 나는 쓰고 가상 바카라. 아직 내게는 어떻게든 더 표현하고 싶은 생각들과 이야기들이 남아있다. 지난 두 달 간의 시간 동안 차라리 삶을 놓고 가상 바카라는 고통과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매일 내 마음 속에서 외쳤던 ‘그러나, 나는 살고 가상 바카라.’ 라는 말처럼 지금까지 쓰인 내 글이 부끄럽고 앞으로도 쓰일 내 글이 여전히 부끄러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러나, 나는 쓰고 가상 바카라.’ 무슨 일을 겪든 간에 매일 성실하게 글을 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그렇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가상 바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