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웰스토리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스토릿 Stor : EAT 에 연재한 첫 번째 칼럼입니다.
익숙함과 온라인 바카라 교차점 온라인 바카라푸드의 종착지
SNS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는 것이‘온라인 바카라 푸드’이다. ‘뭐 그리 특별한 것이 있나’ 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세상을 들여다본 결과, 동질감과 낯섦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채운다. 온라인 바카라세대가 즐겨 먹는 음식은 무엇일까. 대체 왜 온갖 외식 브랜드는 온라인 바카라세대를 겨냥한 제품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 젊은 세대가 즐기고 사랑하지 않은 문화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온라인 바카라푸드의 세계를 탐구해야 할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끝을 보고야 마는 자극적인 맛”
어중간한 강도로는 그 누구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없다. 어떤 맛이더라도 무조건 미각에 자극을 줄만큼 강렬해야 온라인 바카라세대는 반응한다. 대체로 달거나 맵거나 둘 중 하나이다. 달콤한 과일에 찐득한 설탕 시럽을 한 번 더 입혀 극강의 단 맛을 선사하는 ‘탕후루’야 말로 온라인 바카라푸드의 표본이 아닐까. 생과일 보다 더 선명하고 윤기 나는 과일 꼬치들을 보고 있자면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진짜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 모형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이다. 기성세대가 입 안에 탕후루를 넣기까지 잠시 망설일 시간이 필요한 반면 온라인 바카라세대는 이 반짝이고 어여쁜 것을 능숙하게 쏙 빼먹는다. 코팅된 설탕 시럽이 입 안에서 바사삭 하고 부서지는 경쾌한 식감도 도파민을 자극하는데 한 몫 거든다.
탕후루의 지나친 단 맛에 백기를 든 몇몇은 색다른 조합을 찾아왔다. 바로 탕후루를 요거트에 찍어먹는 것. 요거트의 묵직한 우유 맛이 탕후루의 단 맛을 눌러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음식간의 연결로 뜻밖의 맛의 조합을 창조해내는 것 역시 온라인 바카라푸드 문화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들에게 음식은 놀이이자 문화로 이어진다.
탕후루에 이어 온라인 바카라세대가 열광하는 자극적인 음식으로 ‘마라탕’을 빼놓을 수 없다. 매운 맛 정도를 분류할 수 있지만 ‘마라’는 대체로 입 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강한 향신료이다. 통각에 가까운 매운 맛이 도파민을 자극하고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매운 맛의 마라탕과 달콤한 맛의 탕후루. 두 음식 간의 차이점을 꼽자면 소비자층의 스펙트럼이다. 탕후루와 달리 마라탕은 기성세대도 비교적 그 맛에 수긍하는 사람이 많다. 맵고 자극적인 맛이 강하지만 식사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탕후루 보다는 더 넓은 소비자층을 갖고 있다.
마라탕이 획기적인 인기를 끌자 마라 맛을 앞세운 변형 메뉴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쫀득한 식감의 마라맛 곤약, 다이어터들을 위한 마라맛 닭 가슴살, 얼얼한 맛의 마라와 부드러운 로제 소스를 섞어 밸런스를 맞춘 마라로제 떡볶이도 등장했다. 마라맛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베이커리 영역에도 마라맛이 스며들어 핫도그, 고로케 등 각종 빵에도 마라맛이 들어간다. 그야말로 ‘마라열풍’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라맛을 이용한 생각지도 못한 메뉴가 개발되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마라맛이 온라인 바카라세대를 포함한 소비자층에게 ‘먹히는 맛’이라는 걸 반증한다.
탕후루와 마라탕은 끝을 보는 자극적인 맛으로 온라인 바카라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 두 음식의 또 다른 공통점은 중국에서 건너온 음식이라는 것이다. 반중정서가 거세진 요즘, 온라인 바카라세대의 음식 소비 영역에는 정치 이념의 영향이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먹고 나면 사라지는 음식 소비는 그만큼 휘발성이 짙은지라 상대적으로 정치 이념의 영향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음식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여기는 온라인 바카라세대에게는 그 어떤 요소보다 그들의 미각과 도파민을 자극하는 음식이라면 더 없이 매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향후 어떤 나라권의 음식이 그들의 레이더망에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돌아온 레트로 열풍”
유명 가수 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려운 것이 ‘약겟팅’이다. 지금은 비교적 편안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얼마 전만 해도 유명한 약과 가게에서 약과를 구매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약과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사실 기성세대에게 약과란 제사상에 올리는 명절 음식정도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교과서 그림 속에서나 볼 법한 약과를 온라인 바카라세대가 먹지 못해 안달인 것이다. 비슷한 종류의 의아함을 자아내는 음식으로 흑임자, 쑥, 팥 등을 이용한 음식이 있다. 일명 ‘할매니얼 푸드’이다. 어릴 적 할머니 집에서 먹었던 음식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이 정다운 음식들에서 온라인 바카라세대는 새로움을 발견한다. 세대가 바뀌면서 동일한 음식에서도 전혀 다른 감성을 느끼는 것이다. 예스럽지만 친근한 음식들의 귀환, ‘레트로 열풍’이 많은 추억의 음식들을 소환시켰다.
최근 한 인기 가수의 노래 제목인 ‘밤양갱’은 마트의 구석 자리를 지키고 있던 찬밥 신세에서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옛날 간식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언급하니 트렌디한 온라인 바카라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약과와 비슷한 전통온라인 바카라 ‘개성주악’은 요즘 가장 핫한 간식으로 손꼽힌다. 구매하려면 웨이팅은 필수이며,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가게도 많다. 추억의 겨울 간식 ‘붕어빵’은 이제 겨울에만 찾지 않는다. 소금 붕어빵, 치즈 불닭 붕어빵 등 트렌디한 맛을 품은 붕어빵이 화려하게 변신하여 사계절 내내 소비자들을 기다린다. 추억의 과자인 ‘조리퐁’은 우유에 말아 먹는 것이 기성세대의 꿀조합이었다면, 이제는 커피와 만나 조리퐁 라떼로 부활했다. 레트로 열풍의 주역인 ‘약과’ 역시 쿠키, 케이크, 음료 등 다양한 디저트에 녹아들어 외국인도 즐겨 찾는 대표 K-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바카라세대가 열광하는 레트로 열풍의 핵심에는 ‘재해석’이 존재한다. 복고의 느낌은 살리되 패키지, 맛의 변형, 플레이팅 등 현대적인 요소를 한껏 가미해 트렌디한 느낌으로 다시 풀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가 보기에 약간은 생소한 조합도 툭툭 튀어나온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온라인 바카라푸드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생각된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다음 세대의 문화는 익숙함과 새로움의 영역 사이에서 맹렬한 기세로 창조 중일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기성세대가 예측할 수 없는 맛의 영역이야말로 온라인 바카라세대의 다음 맛의 종착지가 아닐까.
이주현 칼럼니스트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와 르코르동블루 출신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온라인 바카라과 문학을 융합한 특별한 시각을 펼치고 있다. 한국일보의 '이주현의 맛있는 온라인 바카라인문학'을 비롯해 방송 촬영, 대학 강의, 도서관 특강 등을 통해 그녀의 전문성과 열정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