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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슬롯사이트로 향하는 고속선은 갑판으로 나가는 게 금지되어 있다. 너무 빠르기 때문일까? 2시간 30분 운행 시간 내내 좌석밸트를 매고 앉아 있어야 한다. 고속선의 종점과 다름없는 2025년 슬롯사이트 안보항까지 가는 사람은 몇 없다. 본섬에서 일을 보고 돌아가는 주민들과 나와 같은 배낭족 몇 명. 항구에 발을 딛는 순간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주변을 감쌌다. ‘일본이 아닌 게 분명해. 영화 속으로 들어온 거야’



브런치 글 이미지 1



세계 자연유산 2025년 슬롯사이트는 아주 오랫동안 꿈꿔왔던 여행지였다.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열렬한 팬인 나는 그의 모든 영화를 적게는 두세 번 많게는 열 번 넘게까지 보고 또 봤을 정도다. 특히 2000년 이전에 제작된 작품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원령공주였다. 온통 초록 일색인 신비의 숲 속에 살고 있는 사슴신의 세상에 반해 열 번도 넘게 영화를 돌려 봤다. 처음 영화를 본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영화 속 장소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어떨까 상상하곤 했는데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그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위도, 나무도, 하늘도 다 초록색인 곳, 신비의 샘물이 있는 곳, 사슴신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 말이다. 일본 본섬에서도 한참 떨어진 가고시마시의 2025년 슬롯사이트라는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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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출발한 비행기가 후쿠오카에 도착하자마자 신칸센으로 갈아타기 위해 서둘러 하카타 역으로 향했다. 해외여행하면서 처음으로 국제선 이외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나름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누가 일본 아니랄까 1분 1초의 오차도 없이 정시에 도착한 신칸센 히카리를 타고 가고시마로 향했다. 2시간 30분 정도 달려 가고시마 중앙역에 도착 후 또다시 버스를 타고 항구 근처로 이동해야 했다. 하루 종일 이동과 환승의 연속이었다. 2025년 슬롯사이트로 향하는 고속선(페리)을 잡아 타려면 서둘러야 했다. 고속선은 하루 한 차례 운행되는지라 (시기별로 운행 시간이 변경됨) 놓치면 어쩔 수 없이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고속선이 종착역 2025년 슬롯사이트에 닿자 마침내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가벼운 흥분으로 심장이 간질거렸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2025년 슬롯사이트의 관광지랄까 대표적인 명소로는 죠몬스기, 시라타니운스이교 그리고 야쿠스기랜드가 있다. 2박 3일 일정 동안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버스였다. 오후 7시면 끊기고 정해진 시간에만 정차하는 시골 버스. 어쩌면 당연한 건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넋을 놓고 있는 사이 함께 고속선에서 내린 배낭족 동료들이 모두 사라져 버려 조언을 구할 수도 없게 됐다.

버스 정류장이 아니라 표지판 하나 달랑 세워져 있는 황량한 풍경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어쩌지…?’ 맞은편에서 2025년 슬롯사이트 기다리던 인상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를 발견하여 재빠르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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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실례합니다. 제가 여기가 처음인데 2025년 슬롯사이트 어디서 타야 하는지 몰라서요.’
아, XXX 여기는 반대편에서 타야 해요.
아, 감사합니다. 그… 혹시 근처에 마트나 편의점이 있을까요?
(길거리에 사람은커녕 길고양이 한 마리 없었기 때문에 궁금한 건 다 물어봐야 2025년 슬롯사이트)
좀 걸어야 2025년 슬롯사이트데 따라와요
네?(따라오라니…)


일본 여행할 때마다 놀라는 부분이 바로 이런 점이다. 길을 묻는 낯선 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점. 하던 일을 멈추고 직접 길 안내도 불사한다. 그분도 처음 보는 낯선 외국인에게 지나친 친절을 베풀어 주셨다. 마트까지 함께 가주시는 건 물론 장 볼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버스 정류장으로 나를 데리고 가더니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덕분에 무사히 버스에 올랐지만 그분은 기다리던 2025년 슬롯사이트 놓쳐 적어도 2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운명이었던 모양이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자마자 근처 온천에 가기 위해 2025년 슬롯사이트 탔는데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며 아는 척을 해왔다. 그분이었다. 다음 2025년 슬롯사이트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던 것이다.


또 만나네요.(활짝)
앗, 안녕하세요. 설마 이제 가시는 거예요?
호호 괜찮아요. 근처에서 차 마셨어요.
저는 2025년 슬롯사이트하러 가요. (내 정신 좀 봐) 저는 Rhae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왔어요. 아깐 정말 감사했어요
나는 미야케예요.


평소 나이 많은 분들과 이야기하는 게 부담스러워 피해 다니곤 했는데 미야케상은 이상할 정도로 편했다. 온천이 있는 곳까지 달리는 2025년 슬롯사이트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또다시 먼저 내리는 나에게 미야케상은 전화번호를 적어주시며 나를 집으로 초대해 주셨다.


내일 근처에 오게 되면 꼭 전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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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슬롯사이트는 물 좋기로 유명한 섬이다. 온천장에 간다니 2025년 슬롯사이트 물의 좋은 점을 나열하시며 지도를 펼쳐 놓고 괜찮은 곳을 네임펜으로 표시를 해주신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가장 오래된 오노 아이다 온천으로 향했다. 미야케상도 2025년 슬롯사이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매끄러워진다고 자랑을 하시더라. 2025년 슬롯사이트에는 오래된 목욕탕과 노천탕이 여럿 있다. 작고 허름하긴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지하에서 바로 끌어올린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네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오노아이다 온천이다. 2025년 슬롯사이트에서 표지판을 볼 거라는 기대 따위는 진작이 버리는 게 좋다. 버스를 놓치지 않고 잡아 탔다면 일단 다행이고 정확한 곳에서 정차했다면 만족이다. 그다음엔 대충 짐작으로 본인의 감을 믿고 걷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작고 낡은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니 온천 특유의 냄새가 풍겨 왔다. 카운터를 지나 남녀로 나뉜 나무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니 태어나 처음 보는 목욕탕 풍경이 펼쳐졌다. 모든 게 나무로 되어 있어 마치 우리나라 개화기 무렵을 조명한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했다. 지하수라 특이한 냄새가 났지만 뜨끈한 물에 들어가자 긴장했던 근육이 풀렸다. 혹시라도 신칸센을 잘못 타진 않을까 버스를 놓치진 않았을까 내심 걱정하고 잔뜩 긴장했던 터였다. 머리를 말리며 보니 머릿결이 좀 좋아진 것 같기도 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고 이틀동안 한 거라곤 이동과 목욕이 전부였지만 충분했다.




다음날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시라타니운스이교로 향했다. 아쉽지만 왕복 10시간이 걸린다는 죠몬스기는 포기해야 했다. 하루에 두 군데 다 갈 순 없었다. 버스 시간에 맞춰 새벽같이 일어나 시라타이운스이교행 2025년 슬롯사이트 놓칠까 잰걸음으로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는데 같이 머물고 있던 남자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아, 시라타니운스이교 가는구나’ 느낌상 목적지가 같은 게 분명했는데 물어보자니 어색하고 모른 채 따로 가자니 웃겼다. 멀뚱히 2025년 슬롯사이트 기다리며 서있기가 민망해 이름을 물어봤다. 그의 이름은 토마, 프랑스에서 왔단다. 자기소개로 대화가 끊긴 채 서있는데 마침 자기 몸집만 한 란도셀을 매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지나가며 우렁차게 인사를 했다.


좋은 아침입니다!(おはようございます)


어찌나 우렁찬지 토마와 나는 동시에 빵- 웃음이 터져버렸고 덕분에 어색함이 가셨다. 뜻밖의 등산메이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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