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한 번도 함께 가보지 않은, 거기는 옛날 나의 친구들과 함께 자주 가던 가게였어. 추운 날씨 속에서 비닐 장막을 걷고 들어가니 네가 앉아 있었어. "이런 곳에 있어도 괜찮아?" 그냥 너는 웃었어. 우리는 처음으로 소주를 나눠 마셨지.
장소가 바뀌어 손으로 돌려 채널을 바꾸는 TV 앞에 너는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어. "좀 자랐구나? 이불밖으로 다리가 쑥 나와." 네가 가만히 손으로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어. 이불속으로 그 좁은 틈을 구겨져 들어가 누웠어.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었어. 돌아눕고 싶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등 뒤에 있는 체온과 두근거리는 심장과 숨소리로 아직 있구나- 아직 있구나- 느끼기만 했어. 자다가 깨고 자다가 깼어. 몇 번째인가 깼을 때는 등 뒤가 서늘했지만, 괜찮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