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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과 메이저사이트 사이

최근에 이북리더기를 하나 장만했다. 외출 시 무거운 걸 질색하는 나로서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메이저사이트즈와 가벼운 무게의 이북리더기를 안 살 이유를 찾지 못했다. 대부분 이북리더기를 구입하고 책 읽는 양이 늘었다고들 하던데, 나는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가고 있다.


이북리더기를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저사이트을 구매하는 재미에 쏙 빠져버린 것이다. (이럴 거면 이북리더기는 왜 산 건지) 메이저사이트의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그 손 맛과 촤라락 넘길 때 책 냄새. 그리고 살짝 누리끼리한 색깔이 왠지 모를 따듯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메이저사이트은 감성 그 자체이다.




올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품절 대란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평소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성향이라, 초반 품절 사태가 벌어졌을 땐 별 관심이 없었더랬다. 그나마 조금 잠잠해졌을 무렵, 이북리더기로 주로 읽던 소설의 맛을 알아버린 탓일까. 뜬금없이 한강 작가의 소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한강 작가의 책 6권, 양귀자 작가의 책 1권. 마치 행운의 7을 노린 것처럼 7권을 구매해 버렸다.


평소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젠 그 내용이 그 내용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신선한 깨달음을 주는 책도 꽤 많다.) 그래서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 속에서도 삶의 교훈이나 명언들이 꽤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메이저사이트 많이 읽어 박학다식한 사람들을 보면, 책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사고의 틀을 깨어주는 가장 가성비 좋은 수단은 책이라고 단언한다.


사람과 경험을 통해 사고의 틀을 깨는 것보다 시간과 돈,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내향형 사람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외향형 사람이라면 사람을 직접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에너지와 교훈을 얻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사람을 직접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쉽게 고갈된다. 그나마 교훈은 남겠지만 거기에 플러스, 역시 집이 최고라는 확신만 강해질 뿐.


그래서 메이저사이트 더 좋아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성향이 책 앞으로 데려다준 샘이다. 아니지, 내 앞으로 메이저사이트 데려온 건가? 아무튼. 집에서도 할 게 너무 많고 바쁜 집순이에게 독서라는 강력한 취미가 더해져서 요즘은 더 바빠졌다.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책 읽는 시간을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없어서 메이저사이트 못 읽는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 책이 좋으면 어떻게 해서든 책 읽을 시간을 만들기 마련이니까.




어쨌든 전자책은 내게 소설책과 가깝게 만들어 주었고, 소설책은 메이저사이트과 가깝게 만들어 주었고, 메이저사이트은 어설프게 갖고 있던 독서라는 취미를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전자책도 메이저사이트도 각자의 역할이 달라 보이지만, 결국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그만인 것이다.


7권의 책을 구입하고 연이어 벽돌만 한 소설책을 한 권 더 들였다. 그것까지 읽으려면 또 부지런히 메이저사이트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 참으로 마음이 든든해지는 순간이다. 당분간 쌓인 메이저사이트 라이프를 즐기고 틈틈이 후기를 남기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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