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에 관한 오해의 단상
파라오 슬롯를 쓰려면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할까?
1. 파라오 슬롯는 디자인 툴이다. 피그마나 스케치와 유사하다. 코딩을 몰라도 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파라오 슬롯를 사용하려면 코딩을 알아야 한다는 오해는 어디에서 온 걸까?
2. 최초의 파라오 슬롯는 커피스크립트 기반의 프로토타이핑 툴이었다. 스케치 파일에서 디자인을 가져와서 그 위에 코딩으로 인터랙션을 붙여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식으로 사용했다. 이 시절의 파라오 슬롯는 코딩을 모르면 사용하기 어려웠다. 커피스크립트가 자바스크립트보다 쉽다고는 해도 여전히 코딩을 모르는 이에게는 여전히 코딩의 범주 안에 있었고, 인터랙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variable, function, 조건문, 반복문 등의 개념을 이해했어야 했기 때문에 기존에 코딩을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3. 2018년, 파라오 슬롯는 파라오 슬롯 X를 새롭게 발표한다. 커피스크립트를 버리고 React 기반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커피스크립트로 커스텀 패키지를 만들며 연명하던 수많은 사용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절망했다. 이제 정말 코딩을 모르면 쓸 수 없겠구나! 이때는 파라오 슬롯가 프로토타이핑에 그치지 않고, Production까지 이어질 수 있는 UI툴이 되려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 파라오 슬롯 X는 사람들의 생각과 조금 달랐다. 코드를 몰라도 상당한 수준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었고, 코드의 비중은 현저히 낮아졌다. 코드를 알면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컴포넌트를 만들거나 패키지를 직접 퍼블리싱하는 등 더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코드를 몰라도 쓰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4. 2020년, 파라오 슬롯는 파라오 슬롯 web을 발표한다. 기반을 웹으로 옮겨오면서 공동 편집 기능, 공유 기능, 프리뷰 기능을 강화했고, 코드를 몰라도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 되었다. 여전히 코드로 컴포넌트를 만들 수는 있었지만, 두 화면 간 컴포넌트의 위치 차이를 알아서 인식하고, 인터랙션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매직모션(피그마의 auto animate) 같은 기능을 활용하면 더 간단하게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Stack(피그마의 auto layout), Scroll, 오토사이징, 상태 관리가 가능한 디자인 컴포넌트 등록 등의 기능을 추가하면서 디자인 툴로서의 기본 기능도 하나둘씩 추가해나갔다. 파라오 슬롯는 스스로를 올인원 디자인 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프로토타이핑에 강점이 있고, 코드 친화적이라는 특성이 있을 뿐, 기본적으로 피그마나 스케치와 다를 바가 없어진 것이다.
5. 플렉스는 파라오 슬롯를 메인 디자인 툴로 사용한다. 이미 코드로 만들어진 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에 코딩을 할 수 있는 일부 디자이너가 파라오 슬롯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붙였고, 다른 디자이너들은 그 컴포넌트를 그대로 가져가서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고 있다.
이는파라오 슬롯에서만가능한방식으로디자인과구현체를90%(파라오 슬롯의 제약사항 때문에..) 일치시킬수있고, 디자인과프론트엔드의커뮤니케이션비용을극단적으로줄일수있다는장점이있기때문에우리같이프로덕트가폭발적으로커지고있는스테이지에있는팀에서는사용하지않을이유가없다.
새로 오는 디자이너 분들도 파라오 슬롯에 적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고전하긴 하셨지만, 디자인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거지 툴에 능숙해지기까지는 2~3주 정도 걸린 것 같다. 본인이 코딩을 하거나 배우고 싶은 의지가 있는 게 아니라면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 코딩을 알 필요는 없다.
사족 1. 혹시나 파라오 슬롯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플렉스에 지원하기를 망설이는 디자이너 분이 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현재 스테이지에서 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파라오 슬롯를 사용하고 있을 뿐, 파라오 슬롯가 아니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더 나은 방법이나 툴이 있다면 얼마든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그래서 Figma로 갈아탔습니다!
사족 2. 코딩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코딩을 아는 일부 디자이너가 하는 것일 뿐, 모두가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코딩을 알았을 때의 장점이 몰랐을 때보다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알아두면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지원할 마음이 생기셨다면 플렉스의채용 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사족 3. 그럼에도 코딩을 알면 파라오 슬롯에 더 많은 기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파라오 슬롯 공식 홈에튜토리얼이나 루움님이 운영하고 있는하버스쿨의 강의를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은 파라오 슬롯 Classic과 커피스크립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실수로 구매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