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카라FEWK단편선 98 아트 매립지
1.
스타일 쇼핑센터의 벽을 채우는 벽화 앞에서 사설 바카라 붓을 들고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 쇼핑객들이 흘러갔지만, 그 누구도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들은 화려한 상품들 사이로 흐르는 물결 같았고, 사설 바카라 그 물결 속의 바위처럼 홀로 서 있었다. 그의 붓 끝에서 재탄생하는 꽃과 나무는 도시의 화려함 속에 숨겨진 작은 자연이었다.
"이건 꽃이 아니라 감정이네요."
사설 바카라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는 이미 그곳에 서 있었다. 살롱즈 구역의 패션으로 차려입었지만, 그 완벽함 속에 위험한 균열이 느껴졌다. 정교한 드레스의 뒷부분은 의도적으로 찢겨져 있었고, 그 틈으로 보이는 살갗에는 검은 잉크로 그린 듯한 문신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녀의 눈은 폐기물에서 빛나는 보석처럼 영롱했지만, 그 안에는 불안한 열기가 춤추고 있었다.
"감정이라니요?" 사설 바카라 묻고 싶었지만, 그저 붓을 들어 올렸을 뿐이다.
"당신이 그리는 꽃에는 슬픔이 있어요. 마치... 폐허 위에 피어난 것 같은." 그녀는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사설 바카라 향기는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중독성 있는 위험함이 느껴졌다. "엘리아예요. 살롱즈의 디자이너죠... 오늘은 그런 역할이니까요."
사설 바카라 이름을 말하려다 멈췄다.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 그의 이름표는 선명했고, 힙스 구역에서 온 벽화가라는 건 그의 옷차림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터였다.
"당신의 예술을 후원하고 싶어요." 엘리아가 말했다. 사설 바카라 눈빛이 갑자기 변했다가, 다시 부드러워졌다. "내 작업실로 와요. 우리는 함께할 수 있어요. 규칙과 경계를 넘어서."
그녀가 건넨 명함은 살롱즈의 금빛 테두리로 장식되어 있었지만, 가장자리는 불규칙하게 태워져 있었다. 사설 바카라 그것을 받아들면서, 자신의 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에 스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지만, 접촉한 순간 전기적인 열기가 느껴졌다. 그것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 속에 이미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2.
엘리아의 작업실은 사설 바카라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살롱즈의 정돈된 세련미 대신, 그곳은 창조적 혼돈과 파괴의 흔적이 뒤섞인 공간이었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내려오는 창문들은 자본구의 고층 빌딩들을 액자처럼 담아냈지만, 그 창문에는 엘리아가 직접 깬 듯한 균열과 붉은 물감이 흩뿌려져 있었다. 바닥에는 옷감 조각들과 찢어진 스케치들이 흩어져 있었고, 벽에는 미완성된 작품들이 불안정하게 걸려 있었다.
"너무 혼란스러워 보이나요?" 엘리아가 사설 바카라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게 흘러나왔다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살롱즈 사람들은 내 작업실이 내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해요. 그들 말이 맞을지도 모르죠."
사설 바카라 이곳에서 자신이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인지, 그러면서도 묘하게 위험한 끌림을 느꼈다. 그의 옷은 힙스 구역의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의 손에는 아직 페인트 자국이 남아있었다.
"내 작품들이에요. 아니, 어쩌면 미완성된 악몽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엘리아는 벽에 걸린 옷들을 가리켰다. 사설 바카라 눈빛은 순간적으로 빛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살롱즈 사람들은 내 디자인이 불안을 야기한다고 말해요. 하지만 진정한 예술은 안정감을 주는 게 아니라 불안하게 만드는 거죠. 당신이 벽화에 담는 그 감정을 옷에 담고 싶어요."
사설 바카라 그녀의 작품을 살폈다. 그것들은 아름다웠지만, 살롱즈의 다른 디자인과는 달리 어딘가 위험하고 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이었다. 마치 상처를 드러내는 듯한 구멍들과 찢어진 부분들이 의도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왜 하필 제 작품인가요?"
엘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사설 바카라가 읽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마치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했다. "당신의 벽화에는 진실이 있어요. 내 작품에는 그게 부족해요. 난 늘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어요. 어쩌면..."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떨렸다. "어쩌면 도망치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창문 너머로 자본구의 불빛이 반짝였다. 어둠 속에서 그 불빛들은 마치 별처럼 보였다. 사설 바카라 자신이 다른 행성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제가 살롱즈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그는 물었다.
엘리아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격렬한 웃음이어서 사설 바카라 놀랐다. 그녀의 웃음이 곧 울음으로 바뀔 것 같은 불안한 경계가 느껴졌다. "적응? 그건 살롱즈 사람들의 단어예요. 난 그 단어가 싫어요. 적응할 필요 없어요. 당신은 당신 그대로 여기 있으면 돼요. 아니, 더 정확히는 우리 둘 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거예요. 우리는 함께 불안정한 균형 위에 서 있어요. 그게 아름다운 거죠."
그날 밤, 사설 바카라 엘리아의 입술에서 살롱즈의 달콤한 와인 맛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길에 접어들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로 향하는 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의 손길은 때로는 부드럽다가, 갑자기 강렬해졌다. 마치 그녀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처럼.
3.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알아?" 칼은 노마드 구역의 작업장에서 폐기물 더미를 뒤적이며 말했다. "장난감이야. 예술적 영감을 주는 장난감."
사설 바카라 대답하지 않았다. 지난 몇 주간 엘리아와 함께한 시간이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그녀의 파티에서, 그는 살롱즈의 사람들이 그를 마치 새로운 표본처럼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하지만 엘리아는 달랐다. 그녀의 불안정함은 마치 전염병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살롱즈의 안정적인 세계에 균열을 내고 있었다. 사설 바카라 그녀의 눈에서 때로는 위험한 광기를, 때로는 깊은 슬픔을 보았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칼은 작은 금속 조각을 집어 들고 그것을 감상하듯 바라보았다. 그것은 구부러진 철사로 만든 작은 인형 같았다.
"이게 뭐야?"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내 여동생이 만든 거야." 칼의 목소리가 갑자기 가라앉았다. "자본구가 이전에 여기 와서 '도시 개발'이라고 부른 그 날, 그 애가 마지막으로 만든 거야."
사설 바카라 칼이 여동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그 애는 어디 있어?"
"떠났어." 칼은 작은 인형을 주머니에 넣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자본구의 불도저가 왔을 때, 우리 집은 첫 번째로 무너졌어."
사설 바카라 칼의 눈에서 오래된 상처를 보았다. 그것은 분노를 넘어, 깊고 짙은 슬픔이었다.
"이게 내가 지키려는 이유야." 칼은 주변의 노마드 구역을 가리켰다. "또 다른 도시 개발이 여기 온다면, 이번엔 물러서지 않을 거야."
사설 바카라 이제 이해했다. 칼에게 이곳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기억이었고, 약속이었다.
"네가 그 여자에게 빠졌어." 칼은 사설 바카라의 침묵을 보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널 어떻게 보는지 생각해봤어?"
사설 바카라 손을 펴 보였다. 그의 손바닥에는 페인트 자국이 더 짙어졌다. "그녀는 날 이해해. 그녀도 어딘가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이야."
칼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생각은 위험해. 살롱즈 사람들은 방황할 수 있는 특권이 있어.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해. 그리고 네 여자 친구... 그녀는 위험해, 사설 바카라. 그녀의 눈에서 뭔가 보이지 않아? 그녀는 누구든 태워버릴 수 있는 불꽃을 품고 있어."
"무슨 소리야?"
"자본구의 사업가들이 이 지역을 대규모 폐기장으로 바꾸려고 해. 그리고 네 여자 친구의 전 남자친구가 그 계획의 중심에 있어. 그녀가 그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
사설 바카라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 엘리아는 그에게 로만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저 과거의 실수라고, 오래 전에 끝난 일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눈에 스치는 그림자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그 계획을 몰라." 사설 바카라 단호하게 말했다.
칼은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그렇게 믿고 싶다면. 하지만 그녀 같은 여자들은 종종 한쪽 발은 이쪽에, 다른 발은 저쪽에 두고 있어. 언제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뛰어내릴 준비가 되어 있는 거지."
사설 바카라 칼의 작업실 창문을 통해 노마드 구역을 바라보았다. 폐기물 산과 임시 거처들 사이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서려 있었지만, 그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그것은 살롱즈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생명력이었다.
4.
"로만이 당신에 대해 물었어요." 엘리아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사설 바카라 그 밑에 숨겨진 긴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살롱즈의 옥상 정원에 있었다. 사설 바카라의 작은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초대받은 손님들이 모두 떠난 후였다. 엘리아는 규범적인 살롱즈의 전시회를 완전히 뒤엎는 공간을 만들었다. 힙스와 노마드에서 가져온 재활용 소재들이 전시장 곳곳에 배치되었고, 사설 바카라의 벽화는 전통적인 프레임 대신 생생한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살롱즈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매혹된 듯했다.
밤하늘에는 별이 보이지 않았다. 자본구의 불빛이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로만이요? 그가 왜 나에 대해 궁금해하죠?"
엘리아는 와인 잔을 돌렸다. 그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항상 내가 관심 갖는 것에 집착해요. 특히... 당신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그녀는 갑자기 와인 잔을 내려놓고 사설 바카라의 손을 꽉 잡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확대되었다. "그가 당신을 해칠까 봐 두려워요. 내 주변 사람들은 종종 불행해져요."
사설 바카라 가슴 속에서 불편한 감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당신과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엘리아는 웃었다. 쓸쓸한 웃음이었다. "우리는 2년 전까지 함께했어요. 그는 나를 소유물처럼 대했죠. 내가 디자인하는 모든 것, 내가 선택하는 모든 것이 그의 승인을 받아야 했어요. 그는 내 안의 자유로움을 가두려 했어요. 그리고..."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내가 반항할 때마다, 그는 나를 가둬두었어요. 내 정신이 너무 불안정하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헤어졌군요."
"도망쳤어요." 엘리아의 눈에 깊은 공포가 스쳤다. "그가 잠든 밤에 짐을 싸서 떠났죠. 하지만 자본구에서는 완전히 끊어내는 건 불가능해요. 그는 여전히 내 작업의 많은 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때로는 그냥 모든 것을 불태우고 어디든 멀리 가고 싶어요. 내가 미치지 않았다면 말이죠."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가, 다시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사설 바카라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당신의 예술은 당신의 것이에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사설 바카라." 엘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내 머릿속은 너무 복잡해요. 때로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어요. 로만은 노마드 구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당신의 친구 칼이 있는 그곳."
사설 바카라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무슨 관심이요?"
"그가 말하길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라고 해요. 하지만..."
"폐기장을 만들려는 거죠." 사설 바카라가 말을 끊었다.
엘리아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알았어요?"
사설 바카라 그녀의 손을 놓았다. "칼이 말해줬어요. 당신은 알고 있었군요."
"알고 있었지만, 막을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엘리아가 급하게 말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사설 바카라, 당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사는 세계는 너무 복잡해요. 내가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로만과 자본구의 눈이 따라와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항상 파괴돼요."
사설 바카라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서 진실을 찾고 싶었다. "당신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엘리아? 정말로. 난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엘리아의 표정이 흔들렸다. 그녀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침묵했다. "처음에는... 당신은 새로운 영감이었어요. 힙스의 거칠고 순수한 에너지. 내가 닿을 수 없는 자유.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요?"
"당신은 내가 되고 싶었던 모든 것이에요." 사설 바카라 목소리에는 무거운 감정이 실려 있었다. "자유롭고, 진실되고, 두려움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내 인생은 항상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떠돌며 무언가를 찾아왔어요. 때로는 숨어서, 때로는 도망치면서.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을 때, 처음으로 안정감을 느꼈어요. 아이러니하게도요."
그녀는 갑자기 사설 바카라의 뺨을 손으로 감쌌다. "하지만 당신이 나와 너무 가까이 있으면 위험해요. 내 주변 사람들은 종종 불행해져요."
사설 바카라 그녀의 말을 믿고 싶었다. 정말로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의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는 동안, 그들은 다시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사설 바카라의 가슴 한편에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5.
자본구의 88층 사무실에서, 로만은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뒤로 길게 늘어선 창문들은 그가 벽에 걸어둔 트로피처럼 빛났다. 그는 손에 든 태블릿을 내려다보았다. 화면에는 엘리아와 사설 바카라의 사진이 떠 있었다.
"그녀가 그 힙스 놈을 데리고 온 파티의 사진입니다." 그의 비서가 말했다.
로만은 사진 속 사설 바카라의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힙스 패션으로 차려입은 그는 명백히 살롱즈의 환경에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엘리아는 그의 팔에 손을 얹고 미소짓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광채가 있었다.
"이 남자가 노마드 구역과 연결되어 있다고?" 로만이 물었다.
"네. 친한 친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칼이라는 인물인데, 노마드의 폐기물 재활용 전문가입니다."
로만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흥미롭군.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에 딱 맞는 조건이야."
"그들이 우리 계획을 알게 되면 방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걱정 마." 로만은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엘리아를 통해 그를 통제할 수 있어. 그녀는 결국 내게 돌아오니까. 사설 바카라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생각하면, 우리 쪽이 유리해."
로만은 책상 위에 놓인 유리 상자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엘리아가 2년 전 그에게 선물한 디자인 작품이 담겨 있었다. 작고 우아한 드레스 모형이었다. "사설 바카라 첫 성공작이었지."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없었다면, 그녀는 지금도 힙스의 작은 공방에서 헤매고 있었을 거야. 아니, 어쩌면 정신병원에 있었을지도 모르지. 사설 바카라 귀여운 광기를 통제할 수 있었던 건 나뿐이었으니까."
그는 창가로 다가가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거대한 자본구의 빌딩들은 힙스와 노마드 구역을 짓누르고 있었다. "곧 그 쓰레기장이 우리의 자산이 될 거야. 그리고 엘리아... 그녀도 다시 내 것이 될 거고. 그 힙스 예술가는 그저 엘리아의 일시적인 변덕일 뿐이야."
6.
사설 바카라 로만의 초대장을 세 번째 읽고 있었다. 정중한 말투로 쓰인 그 메시지는 '비즈니스적 제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설 바카라 그것이 함정임을 알았다. 그러나 칼과 노마드 구역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에, 그는 무시할 수 없었다.
"가지 마." 칼이 말했다. "그는 널 이용하려는 거야."
"하지만 가서 그의 계획을 알아내야 해." 사설 바카라가 대답했다. "상대를 알아야 맞설 수 있어."
칼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나와 함께 가. 혼자 가면 위험해."
사설 바카라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더 의심받을 거야. 내가 먼저 가서 상황을 파악한 후에 연락할게."
칼은 주머니에서 작은 장치를 꺼냈다. "이거라도 가져가. 위험하다 싶으면 누르기만 해. 작동 범위는 자본구 전체야."
그것은 폐기물 부품으로 만든 작은 신호 발신기였다. 사설 바카라 그것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고마워."
로만의 사무실로 향하는 동안, 사설 바카라 엘리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응답하지 않았다. 불안감이 그의 가슴을 조여왔다. 엘리아의 예측불가능한 행동과 불안정한 감정 상태가 그를 걱정스럽게 했다.
7.
로만은 사설 바카라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평범하게 생겼다. 자본구의 표준 양복을 입은 그는 그저 수많은 비즈니스맨 중 하나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사설 바카라가 본 적 없는 종류의 차가움이 있었다.
"사설 바카라, 마침내 만나게 되어 기쁘네." 로만은 사무실 창문 너머 펼쳐진 자본구의 전경을 가리켰다. "우리가 이룩한 것을 보게. 질서, 효율성, 아름다움."
사설 바카라 침묵했다. 그는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로만이 보낸 메시지에는 칼과 노마드 구역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당신이 원하는 게 뭔가요?" 사설 바카라가 마침내 물었다.
로만은 웃었다. "직설적이군. 좋아. 나도 그래지. 엘리아에게서 떨어져."
"그건 그녀가 결정할 일이죠."
"그녀는 이미 결정했어. 두 번이나." 로만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첫 번째는 날 떠날 때, 두 번째는 내게 돌아올 때. 그녀는 늘 돌아와. 사설 바카라 방황은 그저 일시적일 뿐이야. 결국 그녀도 자신이 통제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무슨 말씀을—"
"그녀가 말하지 않았나? 노마드 프로젝트는 사설 바카라 아이디어였어." 로만이 말했다. "그녀는 당신의 친구들이 가진 기술에 관심이 있었지.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얻기 위해 날 다시 찾아왔어. 그녀는 예술적 영감을 위해 뭐든 할 수 있어. 당신도 그 중 하나일 뿐이야."
사설 바카라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당신 말을 믿을 수 없어요."
로만은 어깨를 으쓱했다. "증거가 필요하다면..." 그는 탁자 위에 태블릿을 밀어 보냈다. "엘리아와 내가 나눈 대화야. 그녀가 얼마나 당신을 이용했는지 볼 수 있을 거야."
사설 바카라 태블릿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엘리아와 로만의 메시지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는 읽기 시작했고, 각 단어가 그의 가슴을 찌르는 것을 느꼈다.
'사설 바카라 노마드와 연결되어 있어. 그를 통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을 거야.' '그가 의심하기 시작해. 서두를 필요가 있어.' '걱정 마, 로만. 곧 끝날 거야.'
사설 바카라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그의 손이 떨렸다.
"이제 이해하겠지?" 로만이 말했다. "우리는 같은 부류가 아니야, 사설 바카라. 살롱즈나 자본구의 우리는 항상 우리만의 게임을 해. 그리고 힙스나 노마드 같은 사람들은... 글쎄, 당신들은 그저 말 그대로 폐기물 속의 그림자일 뿐이지."
로만은 사설 바카라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네가 엘리아를 사랑한다면, 그녀를 위해 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겠나? 지금 이곳에서 네 친구들을 배신할 수 있어? 그녀가 너를 계속 사랑하도록 하려면, 너도 그녀처럼 변할 필요가 있어. 그녀의 불안정함은 자극적인 예술과 위험한 사람들을 갈망하지만, 곧 싫증을 낼 거야."
사설 바카라 뒤로 물러섰다. "그녀를 당신 게임에 이용하지 마세요."
로만은 웃음을 터뜨렸다. "게임? 이건 비즈니스야, 사설 바카라. 감정은 여기 없어. 너 같은 힙스 놈이 감히 살롱즈 여자를 넘보다니. 엘리아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아. 그녀는 영감을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이전 것을 버려. 곧 네 차례가 될 거야. 그것이 그녀의 본성이야. 아름답지만 위험한 본성."
사설 바카라 로만을 노려보았다. "엘리아는 당신 것이 아니에요."
"물론 아니지." 로만은 냉소적으로 대답했다. "그녀는 나의 창조물이야. 내가 그녀를 만들었어. 사설 바카라 첫 컬렉션, 사설 바카라 첫 갤러리, 사설 바카라 첫 성공... 모두 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야. 그녀는 그것을 알아. 사설 바카라 불안정함, 그 매혹적인 광기... 그것이 그녀가 예술에 쏟아내는 에너지야. 하지만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건 나뿐이지."
사설 바카라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갈게요."
"기다려, 힙스 놈." 로만이 그를 불러세웠다. "하나 더 보여줄 게 있어."
그는 다른 태블릿을 건네주었다. 화면에는 도면이 떠 있었다. 사설 바카라 그것이 노마드 구역의 지도임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 위에 그려진 빨간 선들은...
"힙스 구역도 포함되어 있군요." 사설 바카라가 충격에 빠져 말했다.
"물론이지.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는 포괄적이어야 하니까." 로만이 웃었다. "네가 그리던 그 벽화들, 네가 살던 그 쇼핑센터... 모두 우리의 새로운 폐기물 처리 시설이 될 거야. 그리고 엘리아의 아이디어 덕분에 가능해졌지."
사설 바카라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그의 손이 떨렸다. "이건... 당신은 할 수 없어요."
"이미 진행 중이야. 모든 승인은 완료됐고, 착공은 다음 주에 시작돼.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사설 바카라. 다만 엘리아가 네게 베푼 호의를 마지막으로 즐기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뿐이지. 언젠가 그녀는 또 다른 불쌍한 영혼을 찾아낼 테니까."
사설 바카라 로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승리의 기쁨과 잔인함이 섞여 있었다. "우린 싸울 거예요."
"힙스와 노마드가? 자본구를 상대로?" 로만은 비웃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되겠군. 어쩌면 엘리아는 그것을 다음 예술 프로젝트의 영감으로 삼을지도 모르지."
사설 바카라 서둘러 사무실을 나왔다. 그의 가슴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가득 찼다.
8.
칼의 작업실로 돌아가는 길에, 사설 바카라 복도 모서리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사설 바카라!"
그것은 엘리아였다. 사설 바카라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 사설 바카라 팔에는 무언가를 할퀸 듯한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왜 여기 있어요?"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로만이 당신을 불렀다는 걸 알았어요.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야 했어요." 사설 바카라 목소리는 떨렸다. "그가 내 메시지를 보여줬죠? 내가 당신을 이용했다고 말했을 거예요."
사설 바카라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이제 다 알았어요. 당신과 로만의 메시지들, 노마드 프로젝트에 대한 당신의 생각들..."
"사설 바카라, 그건 조작된 거예요!" 엘리아가 절박하게 말했다. 그녀의 눈에서 격렬한 감정이 비쳤다. "로만은 날 되찾기 위해 뭐든 할 거예요. 그가 보여준 건 진실이 아니에요. 일부는 내가 쓴 것이지만, 그 문맥은 완전히 다른 거예요!"
"그럼 힙스와 노마드 구역 철거 계획은요? 그것도 조작인가요?"
엘리아의 얼굴이 더 창백해졌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로만은 힙스와 노마드 구역을 폐기물 처리 시설로 바꾸려고 해요. 이미 승인됐다고요. 당신은 정말 몰랐나요?"
"사설 바카라, 맹세코 몰랐어요." 엘리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녀가 자신의 팔을 긁기 시작했다.
"로만이 노마드 기술에 관심 있다는 건 알았지만, 구역 전체를 철거한다는 건... 난 그 계획에 관여한 적 없어요. 당신이 믿어줬으면 해요, 하지만 로만이 마음만 먹으면 나를 미치광이로 만들 수 있어요. 그는 내 불안정한 면을 통제하는 데 능숙해요."
"당신을 믿고 싶어요." 사설 바카라가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도."
엘리아는 그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사설 바카라 물러섰다. 그녀의 눈에는 상처와 광기가 뒤섞인 빛이 있었다. "시간이 없어요." 그가 말했다. "칼에게 알려야 해요. 우리는 행동해야 해요."
"내가 도울게요." 엘리아가 갑자기 말했다. 사설 바카라 눈빛이 결연해졌다. "로만의 계획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어요. 난 그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요."
사설 바카라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진심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예측할 수 없는 무언가도 있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것만 믿을 수 없었다.
"당신은 살롱즈로 돌아가세요." 그가 말했다. "우리가 할 일이 있어요."
엘리아의 눈에서 잠시 분노가 스쳤다가, 이내 슬픔으로 바뀌었다. "내가 늘 상처를 주는구나. 내가 닿는 모든 것이 부서지는 것 같아." 그녀는 갑자기 사설 바카라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쥐었다. "조심해요. 로만은 생각보다 위험해요. 당신을 해치려 할 거예요." 그리고 그녀는 빠르게 복도를 따라 사라졌다.
9.
"자본구에서는 힙스구 재개발을 전격 선언했고, 착공 준비를 위해 '위험 구조물 철거'라는 명목으로 사설 바카라의 벽화들이 그려진 쇼핑몰을 깨끗하게 철거해버렸다."
뉴스 화면 속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사설 바카라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칼의 작업실에 모인 노마드 구역 주민들과 함께, 그는 TV 화면 속에 비춰지는 참혹한 광경을 지켜보았다. 불도저가 쇼핑센터 벽을 밀어 넘어뜨리는 순간, 그의 벽화들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그의 작품들, 그의 추억들, 그의 존재의 증거들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후된 힙스 구역을 현대적 환경 친화 시설로 재개발하는 자본구의 야심찬 계획입니다."
TV 화면이 자본구의 홍보 영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사설 바카라를 충격에 빠뜨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의 벽화 중 하나가 디지털로 재현되어 "폐기물 속의 예술"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표시되었다.
"내 작품을..." 사설 바카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은 항상 그래." 칼이 비통하게 말했다. "먼저 파괴하고, 그 다음에 재포장해서 판매하지."
노마드 구역의 주민들이 분노와 두려움으로 웅성거렸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의 차례도 곧 올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무얼 할 수 있지?"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칼은 작업대 위의 천을 걷어냈다. 그 아래에는 여러 개의 장치들이 놓여 있었다. "이걸로 시작할 수 있어. 자본구가 내일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 홍보 행사를 개최해. 우리는 그들의 진짜 의도를 모두에게 보여줄 거야."
사설 바카라 장치들을 살펴보았다. 그것들은 폐기물에서 재활용한 부품들로 만든 작은 폭죽과 연막탄처럼 보였다.
"이건 위험하지 않아. 다만 그들의 화려한 행사에 약간의 진실을 보태줄 뿐이지." 칼이 말했다.
사설 바카라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이 뭐야?"
칼은 자본구 홍보 행사장의 도면을 펼쳤다. "우리는 세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전광판을 조작해 로만의 진짜 계획을 보여줄 거야. 또 한 팀은 연막탄으로 주의를 분산시키고, 마지막 팀은 내부 문서를 기자들에게 전달해."
"내가 전광판을 맡을게." 사설 바카라가 말했다. "로만의 사무실에서 본 도면들이 있어. 사람들이 봐야 해."
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조심해. 로만은 널 알아볼 거야."
사설 바카라 그때 주머니 속 핸드폰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엘리아였다.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전화를 받았다.
"사설 바카라, 내일 로만의 행사에 가지 마요." 엘리아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배경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당신을 노리고 있어요. 보안을 강화했고, 당신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어요. 그는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해요."
사설 바카라 칼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전화기에 집중했다. "어떻게 알았어요?"
"로만의 사무실에 갔었어요." 사설 바카라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당신에 대한 파일을 보았어요. 그는... 당신을 본보기로 삼으려고 해요. 노마드와 힙스를 도발해서 폭력 사태를 일으키게 하고, 그걸 구실로 즉시 철거를 시작하려는 거예요."
그녀의 말 뒤로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렸다. "당신 위치가 어디죠?"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중요하지 않아요. 나는..." 사설 바카라 목소리가 작아졌다가 다시 커졌다. "난 모든 걸 망쳤어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로만이 당신을 해치도록 두지 않을 거예요. 그가 당신을 손에 넣으면, 내가 그를 막을 거예요. 영원히."
"믿지 않아도 돼요." 엘리아가 말했다. "하지만 제발 조심해요. 로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해요."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사설 바카라 불안한 눈빛으로 칼을 바라보았다.
"엘리아?" 칼이 물었다.
사설 바카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로만이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 한다고 해. 그녀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
칼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우리는 함정을 역이용해야지. 그리고 그 여자... 그녀를 믿지 마. 그녀는 안정적이지 않아. 어느 쪽에 서 있는지 그녀 자신도 모를 거야."
10.
자본구의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 홍보 행사장은 화려한 조명과 세련된 장식으로 가득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폐기물에서 황금으로"라는 슬로건과 함께 노마드와 힙스 구역의 디지털 변형 이미지가 흘러나왔다. 사설 바카라의 벽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미지들도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었다.
로만은 무대 중앙에 서서 열정적인 연설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폐기물을 예술로 바꿀 것입니다. 오염된 지역을 친환경 허브로 탈바꿈시킬 것입니다. 이것이 자본구가 추구하는 미래입니다."
청중들의 박수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속에서 사설 바카라 천천히 기술 부스로 향했다. 그는 서버실 접근을 위한 복장으로 자본구의 기술 지원 직원 제복을 입고 있었다. 칼이 주변 감시 카메라를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사이, 사설 바카라 자연스럽게 서버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설 바카라 서버실 안에서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메인 서버에 장치를 연결하며 엘리아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스쳤다. "로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해요." 그 말이 진실인지, 또 다른 혼란스러운 경고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칼과 노마드 주민들이었다. 그는 장치를 활성화했다. 초록색 LED 불빛이 깜빡이며 작동을 시작했다.
사설 바카라가 서버실을 나와 행사장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대형 전광판의 이미지가 깜빡이더니, 갑자기 실제 노마드와 힙스 구역 철거 계획 도면으로 바뀌었다. 도면 위에는 "진짜 미래 프로젝트: 주민들을 쫓아내고 쓰레기를 채우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청중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기자들이 서둘러 카메라를 전광판으로 향했다. 로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기술적 오류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로만이 필사적으로 말했지만, 이미 늦었다. 전광판에는 계속해서 내부 문서와 이메일들이 표시되었다.
사설 바카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보안 요원들이 갑자기 나타나 행사장 출구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사설 바카라 본능적으로 숨을 곳을 찾았다.
"사설 바카라!"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사설 바카라가 놀라서 돌아보았을 때, 엘리아가 그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살롱즈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있지 않았다. 대신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그녀의 눈은 이전과는 다른 결연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팔에는 붉은 상처 자국이 더 많아져 있었다.
"이쪽이에요. 로만이 당신을 잡으려고 해요." 그녀는 긴급 대피로 쪽으로 그를 이끌었다.
사설 바카라 망설였다. "왜 나를 도와요?"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지금은 나를 믿어요." 사설 바카라 눈에는 필사적인 간절함이 있었다.
그들은 복도를 따라 달렸다. 뒤에서 보안 요원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여기요." 엘리아가 옆문을 열어젖혔다. 그것은 서비스 엘리베이터로 이어졌다. "이걸 타고 지하로 가요. 거기서 칼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당신은요?"
엘리아는 슬프게 미소지었다. 사설 바카라 미소에는 이전에 없던 평온함이 있었다. "난 로만을 붙잡아 둘게요.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나뿐이에요. 이제 내가 올바른 일을 할 차례예요."
사설 바카라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당신에게 위험할 거예요."
"난 항상 위험 속에 있었어요, 테오." 엘리아는 그의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용서해요. 내가 닿은 모든 것이 부서지지만, 이번엔 그것이 좋은 일이 될 거예요." 그녀는 주머니에서 작은 장치를 꺼내 보였다. 사설 바카라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가요, 빨리."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며 엘리아의 모습이 사라졌다. 사설 바카라의 가슴은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가득 찼다.
11.
"성공했어!" 칼이 외쳤다. 그들은 노마드 구역의 안전한 은신처에 모여 있었다. "자본구가 대형 스캔들에 휘말렸어. 모든 뉴스에서 이걸 다루고 있어."
TV 화면에는 로만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로만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런 사소한 해킹이 우리의 프로젝트를 막지 못할 겁니다. 우리는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오히려 이는 힙스와 노마드 구역의 무법적 성향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입니다."
카메라가 잠시 옆으로 돌아갔을 때, 사설 바카라 로만 뒤에서 대기 중인 경호원들을 발견했다. 엘리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로만이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곧 알게 될 겁니다."
그 말에 담긴 위협은 분명했다.
"엘리아는 어디 있을까?"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칼은 어깨를 으쓱했다. "걱정 마. 살롱즈 사람들은 항상 살아남아. 그들은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그러나 사설 바카라 엘리아가 이전과 같은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임을 직감했다. 그녀는 선택했고, 그 선택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다.
바로 그때, TV 화면이 바뀌었다. 긴급 뉴스 자막이 흘러나왔다.
"자본구 '지속 가능한 미래 프로젝트' 행사장에서 폭발 사고 발생. 로만 디렉터 부상. 자세한 내용은 추후 보도 예정."
사설 바카라의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이건 우리가 한 게 아니야." 칼이 놀라서 말했다. "우린 그런 장치를 쓰지 않았어."
사설 바카라 엘리아가 주머니에서 꺼냈던 작은 장치를 떠올렸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자본구는 일시적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했어. 하지만 그들이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진 마. 그들은 방법을 바꿔서 다시 올 거야."
사설 바카라 창밖을 바라보았다. 노마드 구역의 주민들이 거리에 모여 작은 승리를 축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기쁨 너머로, 자본구의 높은 빌딩들이 여전히 위협적으로 서 있었다.
"우리가 진짜로 이길 수 있을까?"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칼은 잠시 침묵했다. "완전한 승리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싸울 수 있어. 그리고 싸우는 한,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는 거야."
12.
3일 후, 사설 바카라의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자본구에서는 힙스 구역 재개발을 전격 선언했다. 그의 벽화들이 그려진 쇼핑몰을 이미 철거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비상 안전 조치'라는 명목으로 더 빠르게, 더 무자비하게 진행됐다.
사설 바카라 뉴스를 보며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의 작품들, 그의 추억들, 그의 존재의 증거들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마치 그가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지우려는 듯했다.
엘리아에게서는 소식이 없었다. 폭발 사고 후 그녀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살롱즈의 그녀의 작업실은 비어 있다고 했다. 뉴스에서는 '살롱즈 유명 디자이너 실종'이라는 짧은 기사가 몇 번 보도되었지만, 곧 다른 소식에 묻혀 사라졌다. 사설 바카라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심지어 살아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단지 그녀가 로만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진실만이 그를 괴롭혔다.
3주 후, 사설 바카라 다시 붓을 들었다. 이번에는 노마드 구역의 한 벽에서였다. 자본구의 계획은 일부 철회되었다. 폭발 사고와 내부 문서 폭로로 인해, 자본구는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노마드 구역의 일부는 여전히 폐기장으로 변했지만, 많은 주민들이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사설 바카라의 새 벽화는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그것은 폐기물 속에서 피어나는 꽃들을 그린 것이었다. 강철과 플라스틱의 더미 사이에서 자라나는 생명의 힘. 그가 붓질을 하는 동안, 노마드 구역의 아이들이 모여들어 그의 작업을 지켜보았다.
"저게 뭐예요?" 한 아이가 물었다.
"희망이야." 사설 바카라가 대답했다. "폐기물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희망."
"자본구 사람들이 또 와서 부술 수도 있잖아요." 다른 아이가 말했다.
사설 바카라 붓을 내려놓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는 다시 그릴 거야. 그들이 부술 때마다, 우리는 다시 만들 거야. 그게 우리의 힘이야."
작업을 마치고 돌아서는 순간, 사설 바카라 멀리서 누군가가 그를 지켜보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골목 끝에 서 있는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테오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엘리아였다.
"무엇을 원하세요?" 사설 바카라가 물었다.
"용서를 구하러 온 건 아니에요." 엘리아가 말했다. "그건 제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럼요?"
"진실을 말하러 왔어요." 그녀는 한 걸음 다가왔다. "난 로만에게 돌아가지 않았어요. 로만에게 보인 메시지들은... 그가 조작한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죠. 나는 처음에는 당신을 이용했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웠어요."
사설 바카라 붓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지금은요?"
"지금은 알아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엘리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때로는 알아도 가질 수 없는 법이죠."
그때, 작은 소년이 사설 바카라에게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봉투가 들려 있었다.
"이거요." 소년이 말했다. "노마드 할머니가 주셨어요. 꽃씨래요. 폐기물 속에서도 자란대요."
사설 바카라 잠시 봉투를 들여다보았다. 작고 검은 씨앗들. 그토록 작은 것들 속에 생명이 담겨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봉투를 엘리아에게 건넸다.
"당신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사설 바카라가 말했다. "이 씨앗처럼 당신도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모두가 그래야겠죠."
엘리아는 씨앗 봉투를 받아들며 말했다. "새로운 시작이라... 우리에겐 너무 늦은 걸지도."
"늦은 건 없어요." 사설 바카라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다만 다른 길일 뿐이죠."
엘리아는 잠자코 사설 바카라가 그리고 있는 벽화와 씨앗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당신 그림엔 여전히 감정이 있네요. 처음 봤을 때 보다 더 진짜 같아요."
사설 바카라 눈에서 떨어진 한 방울의 눈물이 씨앗 봉투에 스며들었다. 그녀는 인사도 없이 돌아섰다.
살롱즈를 향해, 다시 사설 바카라 세계로. 사설 바카라 뒷모습은 더 이상 화려하지 않았다.
사설 바카라 벽화를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았다. 폐기물 속의 꽃 위에 그린 작은 그림자. 모든 화려함 속에서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상처이자 희망의 증거. 체호프가 오래전에 암시했듯,
삶에 진정한 결말은 없다. 다만 그들 각자의 삶이 계속될 뿐이다.
그는 노마드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걸어나갔다. 삶은 계속되고, 폐기물 속에서도, 먼 살롱즈의 차가운 빛 아래서도, 꽃은 피어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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