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어둠이 내려앉아 어디인지 알 수 없는거리에나는 무료 슬롯 머신 캐리어를 들고 부모님과 함께 섰다. 어떻게 발음하는지조차 짐작할 수 없는 라틴 기호들로 이루어진 거리 이름을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지도에서 찾으며 익숙한 표시가 눈에 보이길 기대했다. 드디어 내 눈앞에 나타난 '알파벳 M'. 그곳은 맥도날드였다. 약 20년 전쯤 부모님과 네덜란드 덴하그(Denhaag)를 무료 슬롯 머신할 때 일이었다.
지금이야 구글맵이 있어 처음 가는 곳이라도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 교통편 등을 1초면 검색할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지도와 가이드북들고 무료 슬롯 머신할 때였다. 춥고 낯선 도시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에게 위로와 안도를 안겨준 것은 다름 아닌 세계 어디에나 있는 맥도날드였다. 한식당을 찾기 힘든 무료 슬롯 머신지라면 차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월드 프랜차이즈. 그곳에서 빅맥을 먹으며 잠시나마 긴장감과 여독을 풀었던 기억이 난다.
월드 프랜차이즈는 그런 곳이다. '내가 아는 글로벌 스탠다드 그 맛'을 맛보며 마음에 안정을 찾고, 떠날 때의 설렘보다는 고단함이 조금 더 커진 여행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우리의 무료 슬롯 머신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무료 슬롯 머신의 월드 프랜차이즈에는 '고향의 맛'이 없다. '무료 슬롯 머신의 맛'만 있을 뿐. 게다가찾을 수 있는 고기라고는당연하게도'닭고기' 뿐이다.
처음 무료 슬롯 머신에 왔을 때는 정말 순진하게도 '비프 버거'는 없을지라도 '버팔로 버거'라도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무료 슬롯 머신는 자국민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나라. 인구의 반 이상이 베지테리언인 이곳에 버팔로 버거라니 있을 수 없다.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어서 맥도날드를 찾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패티 종류는 치킨, 베지, 파니르(무료 슬롯 머신의 순두부 같은 치즈) 대충 이렇게 세 가지 정도였다.
그러면 맥도날드의 간판스타 '빅맥'은 무료 슬롯 머신에 있냐고? 무료 슬롯 머신에는 빅맥 대신 '마하라자 맥'이 있다. 소고기 패티 대신 치킨 패티가 들어간다. 버거킹에는 베지 와퍼가 있다. '베지'와 '와퍼'라니 이 얼마나 모순 같은 단어 조합인지! 고향의 맛 찾으러 버거킹에 갔다가 타향살이의 서러움만 가득 느끼고 돌아온 뒤로 나는 월드 프랜차이즈 간판이 보이면 흐린 눈을 하고 지나간다.
피자라고 별반 다를 바 없다. 당연히 여기서도 치킨 밖에 찾아볼 수 없고 페퍼로니도 심지어 치킨이다.나는 분명 피자헛에서 슈퍼 슈프림을 시켰는데 묘하게 마살라 향이 느껴진다. 또한, 무료 슬롯 머신 피자들은 맵다고 쓰여 있지 않아도 맵찔이인 나에게는 매운 것이 많다. 강한 향신료와 함께 매운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익숙한 매운맛은 아니다. 그래서 피자를 주문할 때는 '제로 스파이시'냐고 꼭 물어봐야 봉변을 당하지 않는다.
그나마 커피가 제일 나은 편이다. 그러나 커피와 함께 먹는 베이커리 메뉴도 현지화된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내가 처음 무료 슬롯 머신에 왔을 때 스타벅스에서 먹은 탄두리 치킨 파니니. 현지 메뉴치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강한 탄두리 향이 하루종일 입안에 머물러 있었다.
여하튼 고향의 맛을 느끼러 간 그곳에서크나큰 배신을 당하고 얻은 슬픈 결론은 맥도날드에서는 맥너겟이, 피자헛에서는 치즈 피자가제일 먹을 만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공허함은 어쩔 수가 없다. 맥너겟은 햄무료 슬롯 머신와 같이 사이드로 먹는 메뉴이니 말이다. 치즈 피자도 토핑 몇 개만 좀 더하면 좋으련만, 내가 더할 수 있는 고기 토핑은 치킨 페퍼로니가 전부이니, 오히려 소와 돼지의 부재를 여실히 확인하게 될 뿐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무료 슬롯 머신를 찾게 되는 여행자들은 고향의 맛을 느끼기 위해 맥도날드나 버거킹은 가지 말길 바란다. 그러나 무료 슬롯 머신만의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꼬리꼬리하게 마살라 향이 올라오는 치킨 버거, 파니르 치즈를토핑한 피자는 무료 슬롯 머신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