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없는 귀신이 나에게 해코지 했던 적은 없었다. 막연한 공포심에 겁 먹은 적은 있었어도 귀신이 나타나서 덤벼든 적은 없었다. 하지만, 라이브 바카라에게 해코지 당했던 적은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혹은 자기 마음대로 라이브 바카라을 움직이고 뭐든 얻어내려는 목적으로 달려들고 괴롭히려 했다.
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하고, 때리고 욕하고 죽고 죽이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겠는가? 결국 라이브 바카라이 제일 무섭다. 십 수년 동안 회사 다니면서 안 죽고 살아 있어서 이 글을 쓸 수 있어 다행이다.
이 글은 라이브 바카라 봤던 가장 악랄하고 무서운 사람과 그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도 써본다.
어느 날인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날 수가 없다.
분명 소리를 내는 것 같은데, 소리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언제가 부터 누군가가 쫓아오고, 마지막엔 떨어지는 악몽을 자주 꾼다.
몸을 움직이려 해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걸 보고 가위 눌림이라고 하나?
말로만 듣고 평생 겪어보지 않다가, 직접 겪어보니 두렵다.
처음 겪을 땐 이대로 계속 움직일 수 없어서 죽는 건가 싶은 공포가 몰려왔다.
누가 날 좀 구해줘.
알람소리가 울렸다.
알람시계를 멈출 수조차 없었다.
그때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
아~
“회사 안 가니?”
다행이다. 어머니였다.
구원의 목소리 마냥, 무생물인 알람시계는 나를 깨우지 못했지만,
생명체이자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어머니는 날 움직이게 해주셨다.
휴우~
가위 눌림에서 빠져 나온 안도감과 함께,
이제 일어나야 하는 압박감이 동시에 찾아왔다.
한숨은 길었다.
긴 한숨의 이유는 다른 곳에도 있었다.
몸도 피곤하지만, 요즘 회사에 정말 나가기가 싫다.
회사야 늘 나가기 싫지만, 요즘은 유독 그렇다.
일이야 하면 되지만, 그 일을 꼴도 보기 싫은 인간들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아~ 일어나기 싫다.’
쉼 없이 울리는 알람 소리가 나를 재촉했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 없어서 한참을 더 뒤척였다.
어제 술을 마셔서 그런지 일어나는 게 몇 배는 힘들었다.
어젯밤, 같은 팀 A와 속 상해서 한잔한 것이 화근이었다.
2차 맥주까지만 라이브 바카라 지하철 타고 들어왔어야 했는데.
좋다고 퍼 마시다 새벽에야 겨우 미친 택시비를 내고 겨우 들어와서 씻지도 못라이브 바카라 잠들었다.
“18, X 같지 않냐?
그 XX는 완전히 지만 알아. 잘한 건 부풀려서 지가 다 해 쳐먹고, 문제 생기면 쏙 빠져서 나 몰라라.”
“어떡하냐? 그 XX가 우리 담당 임원인데.
까라면 까고, 평가 잘 받아서 연봉 높이고 성과급 받아 먹으려면 알아서 기어야지.”
“하아, 미치겠네.
우리도 그 형처럼 병신 돼서 쫓겨나는 거 아니야?
18, 생각할수록 X 같네.”
나약한 소시민인 직장인 A와 라이브 바카라 거친 말을 하며 한 잔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얼마 전 쫓겨나듯 퇴사한 B 선배를 떠나 보내며, 우리는 많은 생각을 했다.
15년 넘게 회사에 충성하고 성실하게 회사를 다니며, 윗라이브 바카라들에게 잘하고, 후배들도 잘 챙겨줬던 그 선배.
이제 곧 팀장 달고, 시간이 지나면 임원이 될 라이브 바카라이었다.
특진도 라이브 바카라 승승장구하던 그 선배의 직상생활이 꼬인 건, Z가 나타나면서부터다.
Z는 동종 업계 경력이 없는데도, 나이가 많아서인지 부장으로 채용되었다.
아무도 납득하지 못했지만, 낙하산이니 그냥 저러고 있다 가겠지 했다.
그런데, 웬걸.
Z는 얼마 안가 자신이 부팀장이니 이제 팀장에게 보고 전에, 자신에게 먼저 보고라이브 바카라, 충분히 자신이 이해되도록 자료를 만들어 와서 설명해달라고 했다.
물론, 아무도 그렇게 해달라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 부팀장이라는 것이 회사 직제에도 없었고, 당연히 인사발령이 공식적으로 나서 권한을 준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실한데다 착했던 B 선배는,
“저 분도 뭔가 사정이 있겠지. 새로 오신 분 도와드리는 게 기존에 있던 라이브 바카라들 도리잖아.
연배도 위니까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고, 팀에 잘 적응하시도록 도와드리자.”
그렇게 선배가 하니까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따르며 자료를 가져다 바쳤다.
특히, B 선배는 정말 성심성의껏 핵심 자료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줬다. 그 정도면 거의 떠먹여주는 수준이라고들 주위에서 말했다.
하지만, Z가 ‘고마워요’라고 입은 웃으며 말하면서도, 눈은 화가 난 듯, 시기와 견제의 눈빛으로 B 선배의 등에 레이저를 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고는 흠칫했다.
누군가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를 때, 라이브 바카라들은 부지불식간에 가면을 잠시 벗기도 한다.
모자를 계속 쓰고 있으면 답답할 테니까.
집에서 지금 나가야 겨우 회사에 제 시간에 도착하는데, 하필 신호가 왔다.
도저히 회사까지 참고 갈 엄두를 낼 수 없어, 일을 보고 나왔다. 개운하지 않았다.
어제 늦게까지 마신 술이 또 다시 후회되었다.
그렇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속도 안 좋은 상태로 뛰었다.
하필 눈 앞에서 지하철을 놓쳤다.
‘아, 저것만 탔어도 지각은 안 하는 건데.’
뒤늦게 온 지하철엔 사람들이 많았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라이브 바카라철. 오늘은 두 발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여유 있게 나왔으면 그냥 보내고 다음 차를 탔을 텐데, 지금도 늦어서 어쩔 수 없이 끼어서 타야 했다. 그나마 속을 비우고 와서 다행이었다. 나이 먹고 대형 사고가 날 뻔 했다.
지하철에 내려서도 바로 뛰어야 했는데, 인산인해의 사람 숲은 라이브 바카라 뛸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뛰기는커녕, 인파에 떠밀려 가는 지경이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해 뛰는데 오늘따라 회사까지 거리가 왜 이렇게 멀까. 이렇게 힘들게 출근하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