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과 슬롯사이트 지니 만남으로, 혹은 국악으로, 신년음악회를 여는 곳곳의 공연 소식을 접했다. 그중에 부산시민회관 신년음악회는 재밌고 신나는 신년을 여는 국악으로 꽉 채운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정가 하윤주, 거문고 이대하, 경기민요 이희문과 놈놈, 가수 정태춘, 풍물 연희앙상블 궁궁, 비보이 트래블러크루. 출연진 면면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조합들이 국악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1984년 창단해 41년을 맞은 부산시립슬롯사이트 지니관현악단은 부산을 넘어 세계에 한국의 소리를, 부산의 소리를 알리는 부산 대표 시립예술단이다. 70여 명의 단원이 이동훈 예술감독과 함께 기존과 다른 참신한 레퍼토리로 슬롯사이트 지니에 대한 편견을 깨 나가고 있다.
부신시민회관 1, 2층 만석. 이 기록이 말해주는 본 공연의 분위기다.
슬롯사이트 지니관현악 <아침을 두드리는 소리
신년음악회에 자주 오르는 아침을 두드리는 소리. 잔잔하면서도 경쾌한 아침을 담아낸 슬롯사이트 지니관현악단의 연주. 70여 명의 단원 하나하나 신년, 아침을 깨우는 희망의 파수꾼이다. 공연의 백그라운드가 아닌 오롯이 그들이 주연이 되는 순간, 그래서 더 뜻깊은 행복한 오프닝이다.
정가 하윤주 <3월에 오는 눈<황홀극치<바다 끝
부산 출신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 잊어버린 듯 서툰 부산사투리로 시작한 인사와 함께 이토록 아름다운 슬롯사이트 지니이 있을까 싶은 소리를 열었다. 슬롯사이트 지니 성악의 한 갈래로 과거 선비와 풍류객들이 정가를 통해 시를 노래로 부르고 마음을 수양했다고 한다. 이것은 슬롯사이트 지니인가? 가요인가? 싶은 아름다운 선율에 그만 흠뻑 빠져들었다. 나태주 시인의 시에 노래를, 최백호의 명곡에 슬롯사이트 지니을 입혀 불러 또 다른 부산을 만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거문고 이대하 <거문고 협주곡 유완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거문고 수석을 맡고 있는 이대하는 선비의 풍류를 밀당하듯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거 선비들이 즐기던 상상과 이상의 세계를 함께 유완한 순간이었다. 술대를 이용해 빠르게 현을 훑고 경쾌한 장단에 맞춰 연주하는 변주들이 마치 거문고와 가야금의 경계를 넘나들듯 새로운 슬롯사이트 지니 신세계로 안내했다.
경기민요 이희문과 놈놈 <어허구자<어랑브루지<나리소사<허송세월 말어라
뭐 이미 말이 필요 없는 이희문이라 입을 벌린 채 넋을 잃고 함께했다. 직관은 처음이라 더 그랬는지 모른다. 비주얼 쇼크와 더불어 흥에 흥을 더한 놈놈과의 조화. 민요를 재즈, 블루스, 디스코 등과 콜라보해 파격적인 연출을 이어가는 이희문의 공연은 아! 슬롯사이트 지니도 이렇게 재밌고 신박하게 흠뻑 빠질 수 있구나 하는 격한 공감을 선사한다.
가수 정태춘 <떠나가는 배<시인의 마을<에고 도솔천아<92년 장마, 종로에서
노래인지 시인지 알 수 없는 음유시인 정태춘. 등장과 함께 울컥했다. 노래가 시작하기도 전에. 슬롯사이트 지니관현악단과의 조우는 많았지만 함께하지는 않았다는 떠나가는 배와 시인의 마을, 알려진 두곡으로 시작을 열었다. 슬롯사이트 지니과 어우러지기 딱 좋은 에고 도솔천아. 그리고 이어진 92년 장마, 종로에서. 기타를 벗어던지고 오롯이 보컬로 쏟아 내지른 순간에서 그만 눈시울이 뜨겁다.
풍물 연희앙상블 궁궁, 비보이 트래블러크루 <판놀음 2
아니 대체 이건 무슨 조합인가! 풍물패와 비보이의 배틀이라니! 수많은 배틀을 봤지만 이런 조합의 배틀은 또 처음이다. 실력으로 똘똘 뭉친 댄스크루 트래블러클루의 댄스와 그에 전혀 밀리지 않는, 오히려 더욱 흥겨운 풍물로 좌중을 뒤흔든 궁궁의 풍물은 신년음악회의 엔딩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구성이었다.
사회 정희정
성악 전공 아나운서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정희정 아나운서의 사회라 깜짝 놀랐다. 워딩 하나하나 딕션이 귀에 깊이 박히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 그녀의 진행. 프로그램마다 친절한 해설과 스토리로 공연 전체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K-국악이 대세인 요즘. 이제 부산의 B-국악으로도 충분히 세계적일 차례다. 비록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지만 슬롯사이트 지니 수도, 부산이면 어떨까? 부산시와 부산시민, 그리고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림이지 않을까? 지루한 국악에서 재밌고 흥겨운 국악으로, 충분히 세계적인 우리의, 부산의 소리를 말이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운영위원으로서 더 큰 염원을 담아 기원한다.
